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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회장 탄핵,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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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7.09.20  06: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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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렸다. 이번 임시총회는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추무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상정됐기 때문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추 회장의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232명 중 181명이 투표, 찬성 106명, 반대 74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부결되긴 했지만 회장 불신임 가결 정족수인 121명에 15명 부족했고, 불신임에 찬성한 대의원의 숫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앞으로 추무진 회장의 남은 임기동안 회무 수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임총에서 불신임안이 상정되고, 투표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가벼움’이었다. 불신임 요건의 가벼움으로 인해 의협이 스스로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제65조는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로 되어있다.

의협 정관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임원에 대한 불신임을 규정한 정관 제20조의2를 보면 불신임 사유로 ▲금고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때(단, 협회 회무의 수행으로 인한 경우는 예외) ▲정관 및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위반해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위반한 때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한 때로 명기하고 있다.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라고 불신임 사유를 규정한 헌법과는 달리 의협 정관은 ‘회원의 중대한 권익’, ‘협회의 명예 훼손’이라는 모호한 단어들로 규정하고 있다.

국회재적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이 있어야 가능한 대통령 탄핵과 달리, 의협 회장은 재적대의원 3분의 2이상 출석, 출석대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불신임 결정요건(정족수)이 헌법에 비해 약하게 되어있다.

이번 임총에서 발의된 추 회장 불신임 사유를 살펴보면 2015년 보건복지부의 의학교육 일원화와 의·한방 일원화 정책에 대해 협의와 대응 구상없이 찬성해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주장하는 빌미를 제공했고, 제증명 수수료 상한제 고시에 미온적으로 대응했고, 이로 인해 회원들의 직접적인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추 회장의 직접적인 책임이라고 할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다. 불신임 사유에서 말한 것들은 대부분 복지부에 항의를 해야 할 문제이지 않은가?

불신임 과정에서 느낀 가장 큰 가벼움은 불신임안을 발의한 최상림 대의원의 발언이었다. 최 대의원은 “지금이라도 차기 회장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부와의 협상은 비대위에게 맡긴 뒤, 회무만 하면 불신임을 발의한 대의원들과 재논의해볼 수 있다”고 추 회장에게 제안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대의원총회에서 다룰 수 있는 안건 중 가장 무거워야할 안건인 현직 회장의 불신임을 두고, 그 요건이 가볍다고 차기 회장선거 불출마를 ‘맹세’하라는 가벼움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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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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