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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가 고심 동네의원 '협동조합'이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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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가 고심 동네의원 '협동조합'이 대안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7.05.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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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연, 타당성 검토...영리목적 우려 시선도

저수가에 허덕이는 동네의원을 살리기 위해 여러 의료정책들이 고안되는 가운데, 동네의사협동조합이 1차 의료기관을 살릴 수 있는 대안모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최근 의료계에서 ‘협동조합’ 설립 열품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운영 과정에서 조합이 영리적인 목적으로만 방향이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이용민)은 최근 ‘동네의사협동조합 설립 타당성 검토 및 발전적 운영방안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보고서를 통해 연구소는 국내외 협동조합의 사례와 동네의사협동조합 설립 제안 내용 및 타당성 등을 검토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중심의 ‘비뇨기과의사회협동조합’, 약사 중심의 ‘프로파마협동조합’, 한의사 중심의 ‘건강나눔협동조합’등이 공동구매와 공동마케팅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비뇨기과의사회를 중심으로 한 비뇨기과의사회 협동조합은 지난 2014년 11월 200명의 조합원으로 창립됐으며, 이듬해인 2015년 3월 의약품과 의료소모품,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쇼핑몰을 열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매출 규모는 1억 5000만원이고, 법인세를 제외하고 약 1억 30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국외에는 의료협동조합 중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보건의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브라질의 ‘Unimed’, 2천명의 약사들이 활동하는 ‘미국약사협회협동조합(AAP)’, 일본에서 의료제공자의 활동을 지원하는 공동구매, 보험사업, 의료폐기물사업을 수행하는 ‘기후현 의사협회 협동조합’이 있다.

이 가운데, 2969년 9월 설립된 기후현 의사협회 협동조합은 의료서비스의 제공보다는 의료제공자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구매 사업, 보험사업 그리고 의료폐기물 사업을 주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기후현 의사협회 협동조합은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 지정업체를 선정, 주로 감염성 폐기물, 폐 산, 폐 알칼리, 폐 플라스틱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폐기물 수집·운반시 감연 등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협동조합 전용 플라스틱 양동이 깡통을 사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협동조합에 가입된 의료기관 등에서 배출된 폐기물은 지정된 업체를 통해 수집돼 처분업자에게 운반되며, 전자시스템 상 폐기물 정보에 등록이 이뤄짐과 동시에 이에 대한 운반상황 및 처분상황의 보고까지 정보처리센터에 등록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의료정책연구소는 동네의사협동조합 설립유형에 대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물품을 공동구매, 공동개발, 의료관련 기술 서비스 및 자산을 공유하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추진 사업 모델에 따라 ‘사업자협동조합’의 형태가 될 수 있다”며 “사회적목적을 실현하는 ‘의료사회적협동조합’과 구별된다”고 밝혔다.

이어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되면 ▲구매와 협상력의 극대화 ▲수익창출 기대 ▲의료관련 기술력 보유 ▲투명경영 통해 사회에 기여 등 장점을 갖게 된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연구소는 “각종 의료관련 사업을 공동추진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개별 의료기관에서 할 때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의료용품 등을 구입해 비용절감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 보건의료 및 보험체계에서는 진료만으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협동조합에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잉여금에 대해서는 조합원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구소는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90% 이상이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구축 형태가 상이하다. 협동조합을 통해 관련 기업을 인수, 의료정보시스템을 구매해 활용한다면 기존 방식에 비해 비용-효율적일 수 있다”며 “협동조합은 민주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모든 사업 수행 측면에서 투명한 경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동네의사협동조합의 타당성은 어느 정도일까?

연구소는 “운영모델의 타당성, 추진사업의 타당성, 일차의료기관의 경영난 타개책으로의 타당성 등 세 가지를 중심으로 검토했다”며 “검토 결과, 협동조합은 기존의 조직과 비교해 민주적 의사결정, 공동의 가치실현, 투명 경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네의사협동조합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일치하며, 혁신적이며 실현가능한 모델로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의료정책연구소는 협동조합 조직 및 운영 시 고려해야 할 운영방안으로 ▲환경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력 확보 ▲사업분야의 선택과 집중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거버넌스구조 마련 등을 제안했다.

연구소는 “환경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하여 도태되게 되고, 결국에는 조직의 설립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실패를 겪게 된다”며 “협동조합은 회원 개개인이 민주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소는 “지속적으로 환경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환경변화에 맞추어 협동조합도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력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설립 타당성 검토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협동조합이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분야가 너무 다양할 경우 오히려 성공적인 협동조합의 운영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업의 개별 항목수가 많더라도 사업의 분야가 소수의 특정 분야(소매사업, 도매‧유통사업, 자회사운영 등)로 한정된다면 기본적으로 투입되는 고정비용이나 사업의 운영‧관리비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또한 연구소는 “동네의사협동조합에서 재정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추진 사업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며 “설립 초기단계에서는 오히려 주력해야할 핵심사업을 명확하게 파악하여 핵심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어느 정도 재정안정성과 수익성이 확보될 때 사업분야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거버넌스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며 “거버넌스와 관련해서는 이사회, 조합원 그리고 이사회와 조합원 간의 관계 측면에서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회가 전문성을 가지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조합원간의 동질성도 고려해야 하며 조합원의 의견이 존중되고 충분히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 역시 협동조합의 운영에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에서 ‘협동조합’ 설립 열품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운영 과정에서 조합이 영리적인 목적으로만 방향이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와 내부의견 수렴이 전제돼야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과거 의료계 내부에서 몇몇 단체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었지만, 결국 몇몇 의사들의 모임으로 전락하면서 와해된 경우가 있었기에 신중을 기하자는 의견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올해 내로 협동조합 설립을 계획하고 있지만, 내부 이사진들 간에 이견이 남아 있어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를 못하고 있다. 아마도 과거의 좋지 않았던 사례도 있었고 수익이 발생하는 부분에서 정확한 분배계획이 없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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