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머크앤드컴퍼니(미국 외 MSD)에 의해 개발되고 있는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인체 감염을 매우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아프리카 기니에서 1만184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rVSV-EBOV 백신을 투여 받은 환자 5837명 중 접종 이후 10일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예방률이 100%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백신을 투여 받지 않은 그룹에서는 10일 혹은 그 이후에 23건의 감염사례가 보고됐다.
서아프리카에서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출혈열을 유발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행 때문에 1만1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사무부총장 중 한 명이자 이번 임상시험을 주도한 연구원 중 한 명인 마리-폴 키니 박사는 “다음에 에볼라가 발발할 때는 무방비한 상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시에라리온에서는 rVSV-EBOV 백신이 에볼라 유행을 막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기니 임상시험은 연구가 시작된 2015년에도 새로운 에볼라 사건이 발생했던 해안지역에서 실시됐다.
연구진은 새로운 에볼라 감염이 진단됐을 때 최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든 사람들을 추적해 포위접종 방법으로 평균 80명의 사람들에게 rVSV-EBOV 백신을 접종했다.
최초에 포위접종 대상 집단들은 즉시 접종받는 그룹이나 3주 이후 접종받는 그룹으로 배정됐다. 중간 분석 결과 백신을 즉시 접종 받은 그룹에서 100%의 예방률이 나타나 모든 집단들이 즉시 접종받는 방향으로 임상시험 설계가 수정됐다.
WHO는 정식 승인 절차를 밟아 백신이 시판되기 이전에 에볼라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경우 동정적 사용절차를 통해 사전 동의하에 백신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임상시험 설계를 도운 영국 런던위생열대의대의 감염병 모델링 부문 존 에드먼즈 교수는 이러한 임상시험 결과가 역사적인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임상시험 도중 부작용으로는 대부분 접종 이후 두통, 피로, 근육통 같은 경미한 증상들이 보고됐는데 장기적인 영향 없이 수일 이내에 없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접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중증 부작용으로는 발열 반응 1건, 아나필락시스 1건이 보고됐으며 인플루엔자 유사 질환 1건도 접종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3건의 중증 부작용도 모두 장기적인 영향 없이 회복됐다.
현재 소아 및 HIV 환자 같은 다른 취약 집단을 대상으로 백신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향후 에볼라 사태에 대비한 30만 회 투여분의 rVSV-EBOV 백신 비축을 위해 500만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이 백신을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했으며 유럽의약품청도 이에 준하는 PRIME 검토 대상으로 지정했다.
rVSV-ZEBOV 백신은 캐나다 공중보건기구에 의해 개발됐으며 뉴링크 제네틱스가 처음 라이선스를 넘겨받은 이후에 MSD가 상업적 권리를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