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러다임(Aradigm)이 개발 중인 희귀한 난치성 폐질환에 대한 흡입형 항생제의 후기 임상시험 중 1건이 연구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발표 이후 애러다임의 주가는 약 54% 이상 급락했다.
애러다임의 1일 1회 흡입하는 약물인 풀마퀸(Pulmaquin)은 임상시험에서 녹농균(P. aeruginosa)으로 인한 만성 폐 감염이 있는 비-낭포성 섬유증(non-CF) 기관지 확장증 환자를 위한 약물로 평가됐다.
후기 단계 임상시험 2건의 주요목표는 이 약물이 처음 폐 악화가 발생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두 임상시험 중 ORBIT-3 임상시험 결과 풀마퀸은 위약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결과를 보이지는 못했다. 위약군에 속한 환자들은 처음 폐 악화가 발생할 때까지 평균 136일이 걸린 것으로 관찰됐으며 풀마퀸 치료군은 평균 221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임상시험인 ORBIT-4 임상시험에서는 풀마퀸이 위약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이 임상시험의 위약군은 악화할 때까지의 기간이 평균 163일이었던 것에 비해 풀마퀸 치료군은 평균 230일로 나타났다.
애러다임 측은 ORBIT-3 임상시험과 ORBIT-4 임상시험 도중 각각 8건과 6건의 사망사건이 보고됐지만 풀마퀸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낭포성 섬유증 기관지 확장증은 높은 사망률과 연관이 있는 중증 만성 질환이며 현재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약 15만 명, 유럽에서는 약 20만 명 이상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 FDA는 풀마퀸을 희귀의약품 및 패스트트랙 검토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QIDP(Qualified Infectious Disease Product)로도 선정했다.
풀마퀸에는 급성 폐 감염증 치료를 위한 경구용 제제 및 정맥주사용 제제로 판매되는 광범위하게 처방되는 항생제 시프로플록사신이 포함돼 있다. 애러다임이 개발 중인 흡입용 시프로플록사신 제제들은 낭포성 섬유증과 비결핵성 항산균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애러다임은 야토병, 폐 페스트, 유비저, Q-열, 탄저병 같은 생물 테러로 인한 감염을 예방 및 치료하기 위한 약물도 연구하고 있으며 금연을 위한 흡입형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