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실적 공시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제약사들의 외형과 실속이 엇박자를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상장제약사들의 2분기 실적 공시 직전, 주요 증권사들은 입을 모아 ‘외형 성장 속 실속 부진’을 전망했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초반에 실적을 공시한 업체들은 증권가의 분석을 비웃기로도 하듯 외형과 실속 모든 면에서 눈부신 실적을 공개했다.
그러나 실적 공시가 이어질수록 실속 부진이 현실화되고 있다. 보다 흥미로운 것은 대체로 외형이 성장한 업체들은 실속이, 이익 규모가 확대된 업체들은 매출이 부진했다는 것이다.

지난 28일과 29일, 이틀간 실적을 공시한 6개 상장사들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더욱 두드러졌다. 종근당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업체들 모두 외형과 실속이 엇박자를 이룬 것.
종근당을 제외한 5개 업체 중 외형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경보제약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경보제약은 511억원의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대비 17.1%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38.9%, 순이익은 37억원으로 35.5% 급감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역시 같은 기간 419억원의 매출액으로 6.5%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0.5% 줄어들었고, 순이익은 2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2분기 매출액이 367억원으로 0.7%의 성장률에 그친 환인제약 역시 영업이익이 60억원으로 16.4%, 순이익은 48억원으로 27.0% 급감했다.
상대적으로 같은 기간 매출액이 277억원에 그치며 2.4% 역성장한 종근당바이오는 영업이익이 34억원으로 355.4%, 순이익도 31억원으로 263.5% 급증했다.
한미약품 역시 2분기 매출규모가 234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1%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이 64억원으로 161.3%, 순이익은 201억원으로 78.4% 급증했다.
한편, 대형품목 도입으로 외형이 크게 확대된 종근당은 영업이익과 순이익까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종근당의 매출액은 2057으로 전년 동기대비 46.9% 급증하며 2000억대를 넘어섰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30.4% 확대됐으며, 지난해 2분기 264억원에 달했던 순손실은 73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