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임명된 반상근임원은 박종률 의무이사, 유화진 법제이사, 임익강 보험이사, 그리고 김주현 기획이사겸대변인이었다.
특히 이날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김주현 기획이사겸 ‘대변인’이었는데 기존 신현영 홍보이사겸대변인이 있는 상황에서 또 한 명의 대변인이 임명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한 오해와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김주현 대변인은 묵묵히 자신이 해야할 일을 시작해나갔다. 기존 신현영 대변인과의 의견 조율은 물론, 과거 노환규 집행부 이후 중단됐던 대언론 브리핑을 다시 시작해나가며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그렇게 대변인직을 맡은 지 한 달이 조금 넘었은 지금, 김주현 대변인은 기자와 만나 그동안 대변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어려움과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대변인을 맡게 된 계기? 홍보라인 강화
김주현 대변인은 처음 대변인을 맡게 된 이유를 묻자,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사태 때 드러난 홍보라인의 부족함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추무진 회장이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며 “회원들에게서도 메르스 때 의협은 무엇을 한 건가? 절호의 기회이고, 찬스였는데 왜 아무 것도 안했냐는 지적이 나와, 홍보라인을 강화해야한다는 결심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갑자기 내가 대변인으로 임명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이에 대한 구상은 몇 달 전부터 있어왔다”며 “추 회장이 홍보라인을 강화해야한다는 측면에서 두 명의 대변인을 두는 구상을 몇 달 전부터 해왔고, 한두 달 전부터 내게 언질을 줬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변인이라는 직책의 무거움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기 때문에 몇 차례 고사를 했었지만 추 회장이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말에 결국에는 수락하게 됐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추 회장에게서 대변인직을 맡아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신현영 대변인에게 전화를 해 이 사실을 알려줬다”며 “신 대변인도 다른 사람보다는 김주현 이사면 잘 소통하면서 대변인직을 수행할 수 있겠다고 말해줬고, 그렇게 대변인으로 입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변인직을 맡은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김 대변인은 “지금까지 대변인을 맡아온 신현영 대변인이 정말 고생했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 달 동안 대변인직을 겪어보니 내가 정말 대변인이라는 걸 잘 모르고 한다고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언론에 대해 잘 모른다는 지적이 있을만큼 아직도 미숙하고 잘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을 해오고 있고, 노환규 집행부 이후에 중단됐던 언론브리핑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며 “몸은 힘들도 대변인이란 자리가 부담스럽지만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변인간의 호흡? 맞춰가는 중이다
전문성이 강한 분야에 대한 상임이사를 2명 이상 두는 경우는 많지만 대변인을 두 명으로 한다는 건 의협의 긴 역사상 흔치 않은 일이다. 여기에 2명의 대변인이 한꺼번에 임명된 게 아니라 기존의 대변인이 있는 상태에서 또 한 명의 대변인이 더 임명된 상황이니만큼 대변인간의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기존 신현영 대변인과의 호흡은 어떨까? 김주현 대변인은 “미안한 감정이 가장 앞섰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처음 대변인을 맡게 됐을 때 신 대변인에게 굉장히 미안했다”며 “신 대변인이 지금까지 정말 잘해오고 있었는데 내가 끼어드는 것 같아서 미안했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신 대변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 대변인이 이제까지 워낙 잘해왔지만 의협이 처한 환경을 볼 때 너무 어려운 일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며 “원격의료, 규제기요틴 등등 수많은 의료현안 때문에 신 대변인이 너무 힘들어했었다”고 말했다.
이유가 어찌됐든 대변인으로 임명된 이상 최선의 노력을 다할 작정이고, 신 대변인과의 호흡도 그리 나쁜 편이 아니라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신 대변인도 내게 잘 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 대변인이 잘 채워주고 있다”며 “솔직히 내가 좀 어리바리한 부분이 있는데 신 대변인이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심정이랄까? 그런 부분에서 잘 챙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불협화음을 우려했지만 신현영 대변인의 배려와 새로 일신된 홍보팀원들의 협력으로 어떻게든 잘 해나가려고 하고 있다는 게 김 대변인의 말이다.
◇대변인은 의협과 회원을 잇는 중간 다리
김주현 대변인은 최근 의협에게 닥친 원격의료,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수많은 난제들에 대해 “무엇보다 회원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회원의 뜻이 가장 중요하고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면 회원들이 지적할 것이고, 회원의 뜻과 다른 집행부는 유지할 수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원격의료라든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집행부가 일을 잘한다면 회원들이 박수를 보내줄 것이고, 제대로 못한다면 물러나라고 할 것”이라며 “회원을 떠나선 집행부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많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추무진 회장은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그게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홍보도 공개할 홍보가 있고, 공개했다간 회원들에게 지적을 당하는 홍보가 있는데 대변인으로서는 추 회장의 모든 업무를 공개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너무 앞서나가 지적을 받은 적도 몇 번이 있어 조심스럽다”며 “이런 부분에 있어 균형을 찾는 게 어렵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왕 시작했으니 끝까지 노력해야
김주현 대변인은 “대변인 자리에 연연한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변인으로 끝까지 가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나보디 더 뛰어나고, 나보다 더 추 회장에게 도움이 되면서 회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대변인이 나온다면 언제든 물러날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숙고 끝에 맡은 대변인이기 때문에 대변인으로 있는 한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고, 회원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