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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사랑은 비를 타고(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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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사랑은 비를 타고(1952)
  • 의약뉴스
  • 승인 2015.06.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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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유명하면 식상하다. 누구나 아는 것을 말하면 금방 싫증이 난다. 어, 그거 나도 봤어. 하면 김이 빠진다.

그래서 스텐리 도넌과 진 켈리 감독의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를 선정하면서 기분이 꿀꿀했다.

안다는 것의 의미는 제켜두고 제목만 기억하든 그거 뮤지컬 아냐, 혹은 좀 더 나아가 비오는 날 우산 쓰고 춤추는 장면이 눈에 선해! 하면 어, 맞아 바로 그 영화야 하면서도 이런 영화까지 다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영화 없이 어찌 최고의 영화가 있겠는가. 해서 오늘은 돈 록우드( 진 켈리)와 리나 라몬트( 진 헤이건) 그리고 우리의 귀여운 캐시( 데비 에리놀즈)의 사랑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돈과 리나는 단짝이다.

영화사는 두 사람의 상품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잡지에서는 두 스타의 사랑이야기가 화제가 된다. 삼척동자도 이름을 척척 대는 최고의 스타는 언제나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다.

 

사람들은 결혼이 사실이냐고 묻고 두 사람은 현재는 좋은 친구사이라고 둘러댄다. (연예인들이 흔히 하는 친한 친구사이로 지내고 있다는 말이 당시에도 써먹던 수법이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돈은 실제로 리나를 친구사이로 생각하는데 리나는 아니다.)

그런 와중에 돈은 우연히 영화도 자주 안보고 스타도 우습게 여기는 무명 연극배우 캐시를 만난다.

캐시는 말도 안하고 연기도 못하고 무슨 벙어리 흉내 쇼를 내는 영화배우를 비웃는다. 심지어 돈에게 실제가 아니고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혹평한다.

연극처럼 세익스피어나 입센 같은 우아한 대사가 없는 영화와 배우를 싸잡아 비난한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캐시는 돈이 나오는 영화를 무려 9편이나 봤고 보지도 않는다는 잡지는 매달 4권씩이나 사서보고 있다.)

때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다. 유성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두 사람은 여전히 남녀 주인공이다. 리나는 최고이고 리나 없는 돈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리나는 목소리가 영 아니다. 노래와 춤도 아니다. 그러니 유성영화 그것도 뮤지컬 영화의 여배우로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캐시의 목소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리나는 입만 벙긋하고 노래와 대사는 캐시의 목소리를 쓰기로 했다. 6주간의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영화는 경쟁회사가 유성영화로 먼저 개봉한 '재즈 싱어'를 능가하는 대박을 친다.

거짓말이 오래 갈수는 없다. 목소리와 노래가 리나가 아닌 캐시의 것이라는 사실이 들통 난다. 리나는 캐시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다. 돈은 그런 리나를 천박한 여자로 여기고 캐시에 더욱 집착한다.

돈이 캐시의 사랑을 확인하고 남자만이 느끼는 희열을 참지 못해 춤을 추는 장면은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장면이다. 비가 오는 거리에서 우산을 들고 추는 탭 댄스는 한마디로 대단하다.

가로등 기둥을 잡고 노래를 부르는 돈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랑하는 여자의 진심을 확인해 본 남자는 이런 기분 안다. 춤 아니라 그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다.

돈의 친구인 코스모( 도날드 오코너)의 춤도 일품이다. 리나는 시종일관 조롱의 대상으로 폄하되고 있지만 그녀가 없었다면 캐시가 그렇게 돋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은 사랑을 위해 동료를 헌신짝 같이 차버리는 나쁜 남자이지만 관객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국가: 미국

감독: 스텐리 도넌,  진 켈리

출연: 진 켈리, 데비 레이놀즈

평점:

 


팁: 개봉 당시 이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간혹 일어나기도 한다지만 정말 그랬는지 의아할 뿐이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부터 이 영화는 뮤지컬의 최고봉으로 불려지게 됐으며 그 명성은 오늘날 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구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불후의 명작이라는 찬사가 떠나지 않는데 왜 그런지 진지하게 보면 안다. 메르스 대신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싶다면 이 영화, 지금 당장 보는게 좋다.

춤과 노래 사랑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입이 벌어지고 행복이란게 별거 있나 하고 순식간에 나 자신이 너그러운 인간이 됐음을 실감하게 된다.

지루하거나 어색하거나 불필요한 장면이 한 군데도 없다. 어디 흠잡고 싶어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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