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행동을 범인들이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정신세계는 오묘해서 사회적 규범이 허용되는 한계를 곧잘 일탈한다.
다행히 나이가 어리고 배우는 학생이라면 대개는 이해된다. 러시모어 고교에 다니는 맥스 피셔( 제이슨 슈워츠먼)는 천재의 전형인 ‘괴짜의 심리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학교의 거의 모든 과외활동의 회장이며 교내신문의 편집장이고 극본을 쓰고 연극연출로 학교의 위상을 높인다. 하지만 정규수업은 낙제수준이다. 그렇다고 기죽을 맥스가 아니다.
하버드는 안정권이라고 떠벌이고 옥스퍼드 입학은 우습게 여긴다. 한마디로 대단한 학생이다. 긴 얼굴에 안경을 쓰고 입을 벌리면 일장 연설이 시작되는데 말은 대단히 논리적이다.
어느 날 참으로 예쁜 크로스(올리비아 월리엄스)가 라틴어 선생으로 초등학교에 부임한다. 그는 단번에 사랑에 빠지는데 크로스는 맥스를 남자로 여기지 않는다. 맥스는 겨우 15살이다.
그가 아무리 조숙해도 이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다. 그런데 크로스 선생은 남편이 익사한 미망인이어서 맥스의 대시는 거칠게 없다.
그의 후원자이며 든든한 부자 친구 역할을 해주는 아버지 또래의 블룸( 빌 머레이)이 두 사람을 맺어주기 위해 적극 나선다.
맥스는 죽은 언어라고 폐과 시키고 일본어를 새롭게 개강하려는 학교측에 라틴어에서 낭만주의 언어가 탄생했다는 설득으로 라틴어를 필수과목으로 살리는 수완을 발휘한다.
선생이 물고기에 관심이 많자 블룸을 통해 학교에 거대한 수족관을 만들기로 하는 등 그야말로 열성이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을 고백한다. 선생은 그런 맥스가 애뜻하나 그와 차안에서 즐길 마음은 없다.
오히려 그를 도와주던 블룸과 사랑에 빠지고 맥스의 꼬마 친구인 더크( 메이슨 갬블)는 두 사람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맥스에게 고자질한다. (맥스가 꼬마와 친구로 놀아주는 것은 더크의 엄마가 예쁘기 때문이고 그는 더크의 엄마에게도 추파를 던지는 사이다. 더크는 아직 맥스의 이런 음흉한 마음을 알지 못한다.)
질투로 몸이 불같이 달아오른 맥스는 블룸의 차를 망가트리고 블룸은 맥스의 자전거를 박살낸다. 맥스는 블룸의 부인에게 외도를 알리고 블룸은 맥스를 경찰에 신고한다. ‘절친’이 원수가 되는 순간이다.
크로스와 블룸의 사랑도 오래가지는 못한다. 하버드 동기로 거의 완벽한 남자였던 전남편의 사랑을 잊지 못한 크로스의 변심 때문이다.
맥스는 그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기던 러시모어 고교에서 (워터게이트에 대한 짧은 연극을 써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 결국 퇴학을 당하고 인근의 공립학교로 전학을 간다. 전학 첫날 인사하는 자리에서 그는 펜싱 팀을 만들겠다는 등의 일장연설로 한 아시아계 여학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여전히 크로스 주변을 맴돈다. 가짜로 이마에 상처를 내고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크로스의 집을 찾아가 잠시 위로를 받지만 연기라는 사실이 들통 나서 쫓겨난다. 크로스 선생은 말한다.
“너나 이사나 다 어린애야.”
낙엽지는 11월, 맥스는 사랑의 상처를 잊기 위해 상원의원이나 외교관의 꿈을 접고 숨겨온 아버지 가게에서 이발사로 일한다. 그 사이 쌍둥이 아들중의 한 명에게 얻어 터져 우울증에 빠진 블룸과도 화해를 하고 싸움이 일어났을 때 도와 주지 않았던 더크와도 친구관계를 회복한다.
마지막 장면은 아버지와 크로스 선생님, 블룸 이사, 여학생 부모 ,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을 배우로 등장시킨 연극을 통해 갈등을 치유하는 대단원으로 마무리된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 원제: Rushmore)로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숨 막히는 웃음을 자아내는 코미디를 만들어 허리우드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가: 미국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제이슨 슈워츠먼, 빌 머레이, 올리비아 월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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