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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퍼니 게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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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퍼니 게임(1997)
  • 의약뉴스
  • 승인 2014.03.0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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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 9시까지 이 사람들 살 수 있을 까요? 질문이라기보다는 내기다.

여러분은 어디에 걸겠는가? 화면을 정면에서 응시하면서 사느냐, 죽느냐 내기하자고 하는 이 흉악한 범인은 전형적인 사이코 스타일이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퍼니 게임'(원제: Funney Game)은 말 그대로 살인을 즐기는 미치광이들의 연쇄 살인에 대한 이야기다. 별장으로 휴가를 온 가족은 폴(아노 프리치)과 피터(프랑크 기어링)에 의해 잔인한 최후를 맞는데 최후를 맞는 것은 가족만이 아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 역시 이들에 의해 서서히 죽음을 당하는데 그것은 영화가 끝날 때 까지 혹 한 명이라도 살지 않을 까하는 일말의 기대가 무참히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결론을 미리 말하는 것은 영화를 볼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회를 주려는 의도가 있다. 그만큼 이 영화는 보고 나서도 한동안 가슴이 찜찜하다. ‘영화는 영화다’라는 것을 곱씹어 보지만 꼭 그렇게 까지 잔인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은 떠나지 않는다.

회색의 렌드로바에 보트를 싣고 온 아빠 게오르그 (울리히 뮈헤)는 호수에 배를 띄우기 위해 아들과 함께 분주하다. 아내 안나( 수잔나 로타)는 음식 준비에 바쁜데 피터는 달걀 4개를 빌려 달라고 찾아온다.

 

달걀을 빌렸으면 갈 것이지 전화기를 싱크대에 빠트리고 달걀을 떨어트리고 영 행동이 굼뜨면서 어딘지 시비를 거는듯 한 모양새다. 뒤이어 들어온 폴은 무례하게도 골프를 쳐보자고 반 강압적인 부탁을 하고 두 사람의 행동에 심기가 불편한 안나는 나가 달라고 말한다.

아빠와 아들이 집에 오지만 두 사람은 이들을 간단하게 제압한다.

골프채로 게오르그의 다리를 작살을 냈으니 게임은 시작하나 마나다. 이때부터 범인은 말도 안되는 질문과 답변을 유도하고 가족들은 무기력하다. 아들은 도망갔다 잡혀 와서 칼이 아닌 장총으로 살해당하고 아빠역시 같은 운명을 겪는다.

단순히 돈 때문에 하는 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난 뒤다.

범인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 아내는 처음 오는 차는 피하고 두 번째 오는 차에게 도움을 청했다가 다시 잡혀 집으로 끌려온다. 다음날 아침 8시 두 명의 잔인한 인간들은 게오르그의 보트를 타고 이웃집으로 달걀을 빌리러 간다.

가는 도중 잘가요, 부인. 작별 인사를 하고 안나를 밀친다.

아무리 잔인한 영화라도 아이들은 대개 살아남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가차 없다. 아이 앞에서 안나에게 옷을 벗으라고 명령하는 그들이니 두 말하면 잔소리다.

긴 시간 동안 범인들은 질문과 답변을 하는 게임을 즐긴다. 리더 겪인 폴은 피터에게 뚱보라고 자주 불러 피터의 화를 돋군다.

관객들은 두 사람이 갈등을 일으키고 그 틈을 타 전세가 역전되는 상황을 그려볼 수 있다.( 잠시 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범인들은 재빨리 리모컨으로 되돌리기를 한 후 상황을 원래대로 만들어 놓는다.)

그러나 아무리 놀려도 피터는 이성을 잃지 않고 폴 역시 적당한 때에 멈춘다.

애도 죽이고 범인들의 갈등도 없으니 이 영화는 갈 데 까지 갈 수 밖에 없다. 미카엘 헤네케 감독은 대단한 애정을 이기지 못해 자신이 만든 이 영화를 2002년 리메이크하는 열성을 보였다.

영화 초반 높은 곳에서 카메라가 휴양지로 이동하는 차량을 뒤쫒는 장면은 이웃집의 문을 두드리는 마지막 장면과 함께 매우 인상적이다. 물에 빠진 전화기를 말리다가 빵조각을 먹거나 짐승처럼 엎어져 흐느끼는 장면은 보기에 거북하다.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살려달라고 기도하라고 다그치는 장면에서는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2부가 있다면 날씬한 안나와 달리 풍만한 이웃집 여인을 어떻게 조롱하고 죽일지 상상해 보면 오싹한 공포는 배가된다.  차마 보기 힘든 관객들은 아이처럼 옷에 오줌을 지릴 수밖에 없다.

국가: 오스트리아
감독: 미카엘 하네케
출연: 울리히 뮈헤, 수잔네 로타, 아노 프리치, 프랑크 기어링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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