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약학대학협의회(약대협)는 제약공학과에 대한 커리큘럼 조정 및 설립 억제를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복지부 및 교육부에 전달하기 까지 했다.
이는 제약공학과가 공대도 아니고 약대도 아닌 어쩡쩡한 명칭으로 약대의 주요 커리큘럼을 유지하고 있고, 제약공학과를 신설하려는 대학들이 확산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제약공학과는 2002년 건양대에 처음 생겼고, 이후 인제대, 선문대, 영동대에 이어 우석대 등 많은 대학에서 신설 준비중이다.
제약공학과 커리큘럼은 약제학은 물론 약리학, 약사법, 약전, 밸리데이션, 약학전산학에 제제물리학, 제약과 산업 까지 포함돼 있어 커리만으로는 약대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이다.
제약공학과는 이미 제약사 취업에서 약대와 큰 차별이 없이 공동경쟁하고 있다. 이는 제약사들이 지원자격에 딱히 약대만을 정하지 않고 전공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부터 하반기 공채를 시작한 제약사들의 구인 내용을 보면, 우선 머크사는 Clinical Research Associate를 모집하면서 ‘지원자격을 4년제 대졸 이상 (제약 또는 생물학 관련 전공)’으로 했다.
광동제약은 연구 분야 모집에서 전공을 ‘제제학,약학, 분석화학, 식품학, 천연물화학식품가공학, 화학공학 및 기타 관련 학문’으로, 환인제약 영업 MR 부문에서 응시자격을 ‘4년제 대학 약학, 화학, 생물, 미생물학 전공자 우대’로 했다.
제약사에 제약공학과 졸업자들이 지원하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자격 요건이다.
약사들이 제약공학과를 더욱 우려하는 것은 그들이 약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내세워 약사고시를 볼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약대생은 “약대와 비슷한 과목을 배웠는데 우리는 약시볼 자격을 왜 주지 않느냐? 라고 주장할 것은 뻔한 일이다. 약사들 모두 단합해야 한다 교육부에 항의하여 제약공학과 신설을 원천적으로 봉쇄를 해야 가능하다. 학생들의 힘으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선배 약사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한 약사는 “약대의 위상을 높일려고 6년제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게 뭔가. 분명히 약시 조건 어짜구 하면서 우리 영역을 침범할 것이다. 조금씩 우리의 위상도 무녀져 갈 것이다. 우리를 우리 스스로가 잘 지키자.”고 동조했다.
다른 약사는 “집안단속부터 하자. 제약공학과 교수들이 대부분 약사출신으로 알고 있다. 제의가 오더라도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약대협은 복지부와 교육부에 낸 건의서에서 "유사학과의 난립으로 직능 영역의 혼란이 초래될 수 있고 국민보건 위협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건양대 등에 유사 커리큘럼의 시정을 지시한 바 있다. 약대협은 이러한 지시에도 불구하고 대학측의 조치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충분한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복지부는 건양대 제약공학과 신설시 보건의료인의 적정 공급을 위해 관련학과의 설립 및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형평성 제고를 위해 제약공학과 폐지가 합당하다는 의견을 회신한 바 있다.
한 개국 약사는 정부의 미진한 대응을 맹렬히 비난했다. 곧 “원칙 없이 로비나 청탁에 의해 마구잡이식으로 가지가 뻗어나가는 불합리한 작태다. 제약공학과 나와서 제약회사 가서 약 개발하고, 한약학과 나와서 약국개설하여 조제할 수 있게 하고, 의사들이 요구하는대로 선택분업 실시하여 약국은 역매품 아니면 살아갈 수 없게 돼 약국끼리 약값 경쟁하게 만들어 버릴려는 속셈인지”라며 “그리하여 약대가 필요 없다는 주장하고 나올런지도 모르겠으니 정말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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