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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레인맨(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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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레인맨(1989)
  • 의약뉴스
  • 승인 2013.03.0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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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동양의 고전은 서양에서도 통할까. 통한다. 베리 레빈슨 감독의 레인맨(1988)을 보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중고차 세일즈맨인 찰리(톰크루즈)는 사업이 신통치 않다. 고객과 전화로 실랑이를 벌이다 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듣는다. 언젠가는 누구나 들게 될 소식이지만 누구에게는 충격으로 어떤 누구에게는 무덤덤하게 또 어떤 누구에게는 안 들어도 좋을 들으나 마나 하는 소식으로 다가온다.

찰리에게 아버지의 부음은 아마도 제일 마지막에 해당될 듯싶다. 어릴 적에 헤어진 아버지에 대한 어떤 감정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혹시나 유산이나 남겨 놨을까 하는 기대감뿐이다.

부자지간의 정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지 못할 만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까마득하다.

장례식에 참석한 찰리는 변호사로 부터 3백만 달러라는 거액의 유산이 레이먼( 더스틴 호프만)에게 상속됐다는 소식을 듣고 적어도 그 반은 자기 몫 이라고 생각한다.

유일한 혈육은 자신뿐이라고 생각했는데 형이 있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지만 그 형이 제정신이 아닌 자폐증에 걸린 것을 보고는 난감한 상태에 빠진다.

 

찰리는 형과 여자 친구 수잔나(발레리나 골리노)와 함께 여관에 머문다. 이때까지만 해도 찰리는 멍청한 형보다는 유산이 목적이다. 그러나 레이먼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금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혈육의 정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사고 위험 때문에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형과 함께 3시간 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3일이나 걸려 LA로 길고 긴 여행을 떠난다.

두 사람이 타고 가는 컨버터블 자동차 주위로 광활한 미국의 땅과 그 땅이 시시각각으로 보여주는 압도적인 자연풍광은 불안한 형제들의 갈등과 이해와 회환이 겹치면서 때로는 장엄하게 때로는 스산하게 다가온다.

가는 길에 형제는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 도착한다. 형의 비상한 기억력을 알아낸 찰리는 한꺼번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카드게임에서 빚을 갚고도 남을 엄청난 횡재를 한다.

순식간에 9벌의 카드를 다 외운 레이먼 덕분에 돈을 벌었으니 찰리가 형을 대하는 태도는 더 형제적일 수밖에 없다.

전화번호부를 통째로 외우고 바닥에 엎어진 이쑤시개의 개수를 맞추는 숫자의 천재지만 형은 때때로 발작을 일으키고 하염없이 1루수는 누구인가 하는 코미디 대사를 시도 때도 없이 중얼 거린다.

돈을 딴 레이먼에게 거리의 여인은 데이트 약속을 하지만 곧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10시 약속을 어긴다. 동생과 춤연습 까지 했으나 바람맞은 레이먼은 어깨가 한층 더 갸냘프다.

수잔나는 그런 레이먼에게 엘리베이터 안에서 키스를 한다. 레이먼의 생애 첫 키스이면서 마지막 키스다. 여자가 남자에게 키스하면 그 느낌은 촉촉하다. 짧게 등장하는 수잔나는 요소요서에서 감칠맛 나는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낸다.

이쯤에서 찰리는 형과 같이 살고 싶어 한다. 찰리는 돈 때문에 형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낀다. K마트 옷이 아니면 입지 않는 레이먼도 이제 K 마트 옷은 지겹다는 농담을 하면서 요양원이 잘해 주기는 하지만 찰리와 같은 형제애는 없다는 것을 알고 그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의 증세는 나아지지 않고 더 심해진다. 기차에 오르는 형과 그 형을 바라보는 찰리의 애잔한 시선에서 관객들은 찔끔 눈물을 흘린다. 감독의 눈부신 지휘와 빛나는 두 배우의 열연에 헐리우드는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더스틴 호프만) 등 굵직한 상을 한꺼번에 안긴다.

국가: 미국

감독: 베리 레빈슨
출연: 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 발레리나 골리노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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