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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한나와 그 자매들(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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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한나와 그 자매들(1986)
  • 의약뉴스
  • 승인 2012.10.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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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도 문제없고 지식도 좀 있으니 이제 할 일은 사랑이겠다. 그것도 시시한 사랑은 말고 음, 아무래도 처제와의 사랑 정도는 돼야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정도 설정이면 우리의 막장드라마로 손색이 없겠지만 배경은 서울의 강남 졸부가 아니고 미국의 맨하튼 전문인 정도 되겠다.

한국계 입양아 순이와 결혼해 우리에게 친숙한 우디 알랜의 한나와 그 자매들( 원제: Hannah And Her Sisters)은 형부와 처제의 얽히고설킨 지저분한 관계가 영화의 핵심이다.

막내 처제 리(바바라 허쉬)의 육감적인 몸매에 군침을 흘리는 큰형부 엘리오트( 마이클 케인)는 속된말로 ‘따먹을’ 기회만 엿본다.

그는 생각한다. 너무 예쁜 우리 처제, 저 아름다운 눈망울, 스웨터 속의 섹시한 몸매, 스쳐 지나갈 때 났던 향수 냄새, 어~ 미치겠어. 사랑을 고백하고 하루 빨리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처제에 대한 육욕 앞에 인륜은 무시된다. 영화의 목적은 사랑의 번뇌나 고민이 아닌 그냥 재미나 보고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것 아닌가? (너무 나갔나.)

시집을 사주기도 하면서 기회를 엿보던 형부는 미술을 하는 잘 난체 하는 것으로 지식을 자랑하는 것이 취미인 동거인이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기습 키스를 하는데 성공한다.

리는 형부 안돼! 하고 반항을 하지만 반항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저항의 정도가 약하다. 시집의 내용처럼 처제의 눈길에 피어나고 형부를 가슴속 깊이 느끼는 처제는 이제 더 이상 가족이 아니다.

언니와의 관계는 거의 끝났다고, 언니는 나를 사랑하지만 나는 아니다고 애원하는 형부를 리가 외면한다면 영화는 시시하다. 영악한 알랜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러니 당연히 받아 줘야지.

집에 돌아온 형부는 괜한 짓을 했나 걱정을 하지만 리의 하루가 지나고 나니 더 친숙해진 것 같다는 전화로 고민은 한방에 해결된다.

시내 호텔에서 형부와 처제가 한 몸으로 엉켜있는데 두 사람은 죄의식 보다는 서로 섹스를 하면서 느꼈던 좋았던 감정을 표현하기에 정신이 없다. 리는 말한다. 정말 좋았어. 이제 딴 남자와는 못자겠다. 형부도 질세라 언니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열정적이라고 칭찬한다.

 

언니는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눈치를 채지는 못한다.

둘째 홀리( 다이안 위스트)역시 형부의 사랑으로 삶에 활력을 얻는다. 텔레비전 프로듀스로 나오는 미키(우디 알랜)는 첫째 한나( 미아패로)의 첫 남편이지만 이혼하고 둘째와 사랑에 빠진다. 지나친 건강염려증 망상에 사로잡힌 그는 청력 이상을 뇌경색 등으로 확대해석 하면서 병원을 제집 드나들듯이 활보한다.

한나 역시 남자 없이 살기는 어렵다. 알랜과 이혼 후 록스타 매니저와 결혼했으나 결혼생활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언니라는 이유로 동생들에게 관심을 쏟지만 동생들은 그런 언니를 기분 좋게 배신한다.

리는 형부와 불륜을 이어가고 홀리는 드라마 작가의 첫 작품으로 언니 부부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옮겨 분노를 산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작은 일에도 끊임없이 조잘대는 말꼬리 잡기식의 대화를 뉴욕의 식자층은 좋아하나 보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알랜은 알다가도 모르는게 사람의 감정이라며 평생 한나와 살 줄 알았는데 처제와 결혼한 사실을 언급하며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끝은 어떻게 될까 대본하나 써보라고 처제인 아내에게 애무를 하면서 말한다. 아마도 영화에 속편이 있다면 알랜은 둘째와 이혼하고 셋째 리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이 영화는 아케데미 각본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국가: 미국
감독: 우디 알랜
출연: 미아패로 , 바바라 허쉬, 다이안 위스트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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