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가 익어 가고 있습니다. 잘 익은 모과를 손에 집고 냄새를 맡아 봅니다.
향긋한 냄새, 정말 좋군요. 냄새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차로 끊여 먹으면 감기예방과 피로회복에 그만이라고 합니다. 잘 익은 모과를 채로 썰어 말린다음 겨우내 먹으면 건강에도 좋지요.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은 이제 잘 쓰지 않습니다. 모과는 다른 어떤 과일에도 뒤지지 않으니까요.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모과에 관한 고영민의 시 모과불(佛)입니다. 한 번 감상해 보시지요.
모과불(佛)
설풋한 모과 하나를 주워다가
책상에 올려놓았다
저 흉중에도 들고나는 것이 있어
색이 돋고 향기가 난다
둥근 테두리에 들어 있는
한켠 공중(空中)
가끔 코를 대고
흠, 들이마시다보면
어릴 적 맡은 어머니 겨드랑이 냄새가 났다
모과의 얼굴 한쪽이 조금씩 썩기 시작했다
모과 속에 들어 있던 긴 시간
한여름의
그늘냄새, 매미소리
내 방 허공중에
매일 하루치의 제 것을 조금씩 꺼내 피워두던
모과 하나가
말끔히 한몸을 태워
검은 등신불로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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