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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조사의 순수성이 의심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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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조사의 순수성이 의심된다면
  • 의약뉴스
  • 승인 2012.10.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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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겨울이 오려면 멀었지만 제약업계에는 찬바람이 분다.

겨울은 느끼지 못했을 뿐 벌써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바람도 몹시 불고 날씨도 영하권이다.

아니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심하다. 어떤 제약사 관계자는 “벌벌 떨 정도로 추위를 느낀다”고 한다. 정말 추워서 벌벌 떠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마음이 추운 것이다.

제조업의 불황 때문만은 아니다. 정부의 전 방위적인 리베이트 조사가 전광석화처럼 빠르다. 빠를 뿐만 아니라 치밀하기도 하다. 따라서 해당 제약사는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경기도 어려운데 조사까지 받다 보니 만신창이가 따로 없다고 하소연 한다. 누구라도 떨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관도 나름대로 할 말은 있다. 불법인 리베이트를 척결한다는데 다른 무슨 이유가 있느냐고 이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발본색원한다는데 입장 변화는 없다고 한다. 우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제약업계의 사정도 이해하고 엄정한 법 집행을 하는 관계당국의 노고도 이해한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당하면서도 왠지 억울하다는 모습이다. 잘못은 인정하지만 숨 쉴 틈도 없이 조여 오는 조사에 공포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느 업종이든 리베이트가 없을 수는 없고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곳이 없는데 마치 제약업이 악의 소굴인 것처럼 보여 지고 있어 답답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면에는 조사의 목적이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의사들을 길들여야 하는데 리베이트 목록이 필요하고 그래서 조사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업계의 볼멘소리도 이해할만하다. 본말이 전도 됐기 때문이다. ‘의사를 잡기 위해 제약사를 턴다’면 이는 조사의 신뢰성은 물론 조사결과에 대한 승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조사를 통해 잘못을 깨우치고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하는데 억울하다는 원성만 남는다면 언제든지 리베이트는 고개를 들고 일어 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글로벌 제약사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이 조사로 인해 신약개발의 의지마저 꺾일 것을 우려하면서도 조사는 필요하다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순수성을 잃어버린 조사라면 다시 말해 제약사는 살리고 싶지만 의사는 처벌하고 싶어 조사를 한다면 이는 순서가 잘 못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아쉬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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