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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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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 의약뉴스
  • 승인 2012.09.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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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생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자기 뜻대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 것에서 만족과 위안을 삼는다면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 우리가 애처롭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이 비록 매춘부 이거나 알코올 중독자라도 말이다.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원제: LEAVING LAS VEGAS)는 벤(리콜라스 케이지)과 세라(엘리자베스 슈)에 관한 이야기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한 때 LA에서 살았던 세라는 지금 라스베가스의 창녀로 활약하고 있다. 컨벤션에 오는 남자가 섹스를 할 주요 대상이다. 세라는 짧은 가죽 미니스커트를 입고 예쁜 얼굴에 육감적인 몸매를 뽐낸다.

벤은 술을 먹고 죽기 위해 라스베가스로 온다. 커피를 마셔야 할 시간에 술을 먹는 알코올 중독자를 받아줄 회사가 어디 있을까. 한 때 영화 관련 일을 했지만 이제는 해고자 신세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불태우고 쓰레기를 검은 비닐 봉투에 가득 담아 놓고 주변정리를 끝낸다. 홀가분하다.

BMW를 몰고 라스베가스로 향한다. 음악이 좋다. 왼손에는 술병을 오른손에는 핸들을 잡고 신나게 밟는다. 라스베가스로 가기 위해 모하비 사막을 관통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자기 인생을 스스로 결정한 사람의 확신을 본다.

두 사람은 창녀와 손님으로 만나 서로가 서로를 아껴줘야 할 상대로 인식한다. 세라에게 벤은 단순히 손님 그 이상이다. 벤 역시 세라에게 어떤 알지 못할 친근감을 느낀다.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고 급기야 싸구려 여인숙에서 나온 벤은 세라의 집으로 들어간다.

동거 생활의 시작이다. 동거가 시작됐다고 해서 일상이 바뀐 것은 아니다.

벤은 숨을 쉬고 있는 동안에는 쉬지 않고 술을 먹고 직업의식이 투철한 세라는 밤일을 계속한다. 벤이 특별히 좋아하는 주종은 없다. 맥주나 보트카 데킬라는 물론 진토닉이나 버번 등 가리지 않는다.

참 잘 먹는다. 이렇게 멋진 폼으로 이렇게 맛있게 먹는 술꾼을 영화에서 보는 것은 일종의 행운이다. 원 샷하는 장면이나 술을 먹고 나서 입가심하는 모습은 술은 꼭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 같다.

벤이 주종을 안 가리고 술을 먹는 것처럼 세라도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여성이거나 혹은 뚱보이거나 고등학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벤이 술 먹는 행위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린 것처럼 고객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세라의 매춘도 일정한 경지에 올랐다. 세라의 섹스가 보여주는 장면은 영상미가 어떤 것인지 섹스가 왜 아름다운지 두 말하면 잔소리로 만든다.

두 사람은 함께 저녁도 먹고 사막으로 여행도 가고 카지노에서 블랙잭도 한다. 벤은 세라에게 귀걸이를 선물하고 세라는 벤에게 술병을 선물한다. 세라는 벤에게 술을 끊으라는 말을 하지 않고 벤은 세라에게 매춘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두 사람 다 자기영역이 있고 자기가 선택한 결정을 존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벤의 중독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세라도 못된 손님에게 잘 못 걸려 호되게 당한다. 두 사람 다 파국을 향해 한발씩 앞으로 다가간다. 그러나 영화는 벤의 죽음으로 끝난다. 굳이 세라의 파멸까지 보여줄 필요는 없다.

영혼이 빠져 나간 벤이 살 수 있는 길을 없다. 죽음의 순간 벤의 위에 세라가 걸터앉아 있다. 이런 죽음, 행복하다고 해야 할까.

환락과 도박과 술과 여자와 야경과 쇼가 있는 라스베가스에서 운명적으적으로 만나 죽음으로 헤어지는 벤과 세라. 두 사람의 만남을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이별연습이라고 해야 할까.

벤은 가고 세라는 남았지만 관객은 슬퍼할 이유가 없다. 벤은 그가 하고자 했던 것을 실천 했을 뿐이고 세라는 여전히 밤거리를 거닐면 되기 때문이다.

국가: 미국

감독: 마이크 피기스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엘리자베스 슈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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