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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대중집회 '절박함과 외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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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대중집회 '절박함과 외면' 사이
  • 의약뉴스
  • 승인 2012.09.1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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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대중집회를 열었다. 평일 오후에 병원문을 닫고 거리로 나왔다. 비록 그 수가 300여명으로 적었다 하더라도 휴진하면서 까지 밖으로 나온 것은 그 어떤 절실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의사들이 느낀 절실함은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요약될 수 있다. 포괄수가제를 원점으로 돌리고 응당법을 폐기하고 의료사고 구제시 국가역할을 충분히 하고 만성질환제도를 즉각 수정하고 원가이하의 비현실적 의료수가를 현실화 하라는 것 등이다.

한결같이 쉬운 문제가 아니고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이라 해결책이 난망해 보인다. 그래서 내건 구호가 '국민건강 위협하는 의료악법 규탄대회'라는 거창한 것인지도 모른다.

참가자들이 의사의 의견을 무시하고는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 수 없다거나 왜곡된 의료 현실을 고치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와중에 주목할 만한 것은 노환규 회장의 자정에 관한 내용이었다.

노 회장은 평소 의사의 자정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시위 자리에서 또 한번 자정을 꺼내 들었다. 그는 자정 노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환자의 생명을 우리가 책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의사들이 양심과 윤리를 지키기 위한 환경을 국가가 법으로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거꾸로 이 말은 그런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의사의 양심이나 윤리를 기대하지 말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의 주장은 주장일 뿐 대정부 협박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우중에 모인 의사들의 심정은 절박해 보였고 지쳐 보였고 패배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들은 손도끼로 '도가니법' '액자법'을 깨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면서 현재 의료제도와 앞으로 시행될 제도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의사들의 행동은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목은 커녕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의사 스스로에게 있다. 환자에 비해 '절대 갑'인 의사들의 누적된 행동에 대한 국민의 싸늘한 시선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주장까지 허황된 것으로 몰아서는 안된다.

복지부도 의사들이 오죽하면 시위까지 하겠느냐 하는 생각으로 그들이 요구한 내용을 한 번 더 점검해 보고 서로  만나 대화와 타협을 찾는 대승적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우리는 의사를 외면한 보건정책이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의협도 이참에 국민들이 왜 의사들의 주장을 사시로 보는지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말로만 자정선언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는 감동적인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바라고 있다.

무너진 신뢰를 하루아침에 되찾을 수는 없다. 조급함 대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 간다는 자세로 절대 갑 대신 절대 을의 자세를 보여준다면 국민은 의사를 존중하지 말라고 사정해도 존경하는 직업인 1위로 꼽을 것이다. 이를 의사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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