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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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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1941)
  • 의약뉴스
  • 승인 2012.09.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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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서부극의 감독’으로 불렀던 역마차(1939)의 감독 존 포드는 분노의 포도(1940)를 만들 만큼 시대정신을 외면하지 않았던 용감한 감독이었다.

그의 또 다른 역작인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원제: HOW GREEN WAS MY VALLEY) 역시 당시 상황을 영화에 적절히 녹여내 그해 나온 ‘시민케인’이나 ‘말타의 매’를 제치고 아카데미 작품ㆍ 감독상 등을 거머 쥐었다.( 아케데미 작품상을 받았다고 해서 최고의 영화라는 말은 아니다. 어찌 보면 상을 받지 못한 시민케인이나 말타의 매 등이 영화사에서 한 수 위로 쳐주는 경우가 많다.)

영화는 성장한 소년이 지난날을 회상하는 목소리로 시작한다. 추억속의 사람들은 모두 죽었지만 내 기억속의 그들은 잊지 않고 영원히 남아 있다. 눈을 감으면 어느새 현재를 지나 온통 푸르렀던 어린 시절의 과거로 달려간다.

언제나 틀린 적이 없는 아버지의 말씀과 예쁘고 상냥했던 누나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잘 짜여진 세트장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울리는 웨일즈의 한 시골은 광부들이 행진하면서 부르는 목소리로 마을 전체가 활력이 넘친다.

석탄 공장이 있지만 손톱 밑에 때가 끼는 정도 일뿐 아름다운 자연을 헤치는 정도는 아니다. 아버지(도널드 크리스프 )는 엄마와 4명의 장성한 아들과 시집갈 나이인 딸 그리고 아직 꼬마인 나(로디 멕도웰) 이렇게 일곱 식구를 거느린 가장이다.

광부 일을 하지만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고 더 바랄 것도 없다. 행복한 순간이다. 하지만 어느 날 임금이 깎이면서 분위기가 심상찮다.

아들들은 노조를 만들자고 하고 아버지는 조금 줄었다고 해서 굶어 죽지는 않는다고 반대한다. 행복하던 마을이 석탄연기 처럼 잿빛이다. 아들은 집을 떠나 미국으로 간다. 예절 때문에 할 말을 하지 못한다면 예절 없이 살겠다는 말을 남기고.

더 이상 힘찬 노래 소리도 들리지 않고 모두 침묵하고 있다. 발걸음은 힘이 없고 마침내 파업이 시작됐다.

 
새로 부임한 마을의 목사(월터 피전)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변화가 생긴 것으로 마을 분위기를 파악했다. 파업이 다섯 달을 넘기면서 장기화 되자 노조를 거부했던 아버지는 동료들로부터 적으로 매도된다.

집으로 돌이 날아들어 유리창이 깨진다.  겨울이다. 눈이 온다. 집으로 돌아가던 나와 엄마가 얼음 구덩이에 빠진다. 적이었던 마을 사람들이 구해준다. 나는 완치 되더라도 걸을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는다. 그러나 목사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걸을 수 있게 된다.

목사는 또 노조는 필요하다며 약자들의 편에 선다. 누나(모린 오하라)와 목사는 사모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하지만 누나는 원하는 목사와 결혼하지 못하고 평생 굶을 걱정이 없는 탄광주 아들에게 어쩔수 없이 간다.

한편 나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공립학교에 입학한다.

입학 첫날 아이들에게 맞지만 마을 아저씨의 권투 지도로 괴롭히는 친구를 멋지게 때려눕힌다. 그러데 선생이라는 사람이 가관이다. 나를 엄청나게 두들겨 팬다. 겨우 걸어서 집에 올 정도로 얻어 터졌다. 권투를 가르쳤던 아저씨가 찾아가 '선생 같지 않은 선생'에게 멋진 복수를 한다.

이후 학교생활은 순조롭고 공부도 잘해 탄광촌에서 용났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버지는 의사나 변호사가 되겠느냐고 묻지만 나는 아버지와 형들처럼 광부가 되겠다며 굴 속으로 들어간다.

어느 날 요란한 경적음과 함께 사고가 터진다. 장남이 죽는다. 장남이 죽는 날 형수가 아이를 낳는다. 하나가 가니 하나가 온다고 아버지는 탄식한다.

해고된 형들 역시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어느 날 누나는 남편과 헤어져 마을로 돌아오고 소문은 목사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온 마을로 퍼진다. 목사는 가벼운 입과 마음이 빈곤한 자들을 꾸짖고 마을을 떠날 결심을 한다.

사랑이 없고 위선으로 가득찬 사람들이 양복을 입고 교회에 나오는 것은 두려움 때문이라며. 나와 작별인사를 하는 목사는 시계를 선물로 준다.  나는 누나를 안 만날 거냐고 묻지만 목사는 누나를 다시 보면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고개를 젓는다.

목사가 떠나려는 순간 또 사고가 난다. 이번에는 아버지가 당했다. 아들은 목사와 함께 침목이 떠다니는 물로 가득한 갱도로 들어간다. 나는 아버지를 껴안고 아버지는 내 품에서 죽는다.

제작 국가: 미국
감독: 존 포드
출연: 월터 피전, 모린 오하라,도날드 크리스프, 로디 멕도웰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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