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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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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1960)
  • 의약뉴스
  • 승인 2012.08.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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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서성인다. 담배를 문 남자는 자기 집 앞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춤거린다.

마침내 아파트 계단으로 남녀가 나오자 그제서야 집으로 들어간다. 아파트를 빌려 주고 정작 자신은 거리에서 추위에 떠는 이런 남자를 이해할 수 있을까. 남자는 직원이 3만명이 넘고 엘리베이터가 16대나 있는 뉴욕의 보험회사 회계팀 직원이다.

이 남자의 이름은 버드( 잭 래먼)로 회사 인근 센트럴파크에 아파트를 임대해 살고 있다.

그런데 그 회사 임원들이 불륜의 장소로 버드의 아파트를 빌린다. 버드의 아파트에는 밤마다 요란한 남녀의 괴성이 들린다. 옆방에 사는 의사는 참다못해 버드에게 화를 낸다. 바지속의 물건을 쇠로 만들었느냐고 볼멘 소리를 한다.

겉보기는 비실한데 매일 밤마다 하고 어떤 때는 두 번씩이나 하는데 이유라도 좀 알게 시체를 대학에 기부해 달라고 비아냥 거린다. 집에 들어온 버드는 남녀가 먹다 남긴 음식과 술병을 치운다. 그리고 막 잠자리에 든다.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회사 임원이다.

61번가 술집에서 마린린 먼노 뺨치는 여자를 꼬셨는데 아파트를 빌려달라고 요구한다. 저녁 11시가 넘었다는 버드의 투정은 톱텐에 들 정도로 우수한 직원으로 사장에 추천해 주겠다는 회유와 협박에 묻혀 버린다.

버드는 결국 아파트를 나오면서 레코드 판에 메모 한장 남겨 놓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너무 크게 틀지 말라, 이웃집이 불평한다고.

회사에 출근해서는 본업인 회계 업무 보다는 임원들이 요구하는 요일에 방을 비워주기 위해 일정을 맞추고 변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 어느날 버드는 사장의 호출을 받는다. 승진의 기대에 들떠 있던 버드에게 사장은 왜 그렇게 모든 임원들이 칭찬하는지 그 이유를 대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결국 그도 아파트 열쇠를 빌려달라고 말한다.

대신 뮤지컬 티켓 두장을 준다. 티켓을 받은 버드는 엘리베니터 걸 프랜( 셜리 메클레인)에게 함께 보자고 꼬신다. 프랜은 극장앞에서 만나기로 하지만 버드는 바람을 맞는다.

 
그 시간 프랜은 버드의 아파트에서 사장과 밀회를 즐긴다. 그런데 모든 밀회가 그렇듯 두 사람도 파경으로 향한다. 사장은 언제나 부인과 이혼을 하겠다고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이혼할 생각은 눈꼽 만큼도 없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두 사람은 옥신각신 다툰다. 유부남과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마스카라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프랜은 눈물로 화장한 얼굴이 엉망이 된다. 마치 창녀에게 주듯 100달러를 던지고 기차 시간에 맞춰 허겁지겁 가족의 품으로 사장은 떠나고 홀로 남은 프랜은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한다.

버드가 프랜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한다는 설정은 안봐도 안다. 이 와중에 두 사람은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프랜의 제부에게 얻어 터지면서 까지 자살사건을 소리 없이 마무리한 버드는 회장의 손자를 빼고는 수 십년 걸려야 오를 수 있는 중역으로 초고속 승진하고 모처럼 즐겁다.

사장과 프랜의 불륜은 더 오래 갈 듯 하다. 하지만 한때 연인이었다가 지금은 헤어진 비서가 사장의 외도를 부인에게 알린다. 사장은 짐을 싸서 나온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버드는 사장에게 당신에게 좋은 일이다, 당신의 문제는 해결됐다, 프랜은 내가 데려 간다고 말하려고 한다.

그런데 사장이 먼저 선수를 친다. 자네 문제는 해결됐다고.  버드는 19층에서 창문이 세개나 있는 27층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또한번 승진을 한다.  사장은 자연스럽게 아파트 열쇠를 달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버드는 열쇠를 주지만 중역들이 사용하는 샤워실 열쇠다. 회사를 그만 둔 버드는 자신의 아파트로 온다. 그리고 짐을 챙긴다. 깨진 거울을 통해 사장과 프랜의 그렇고 그런 관계를 눈치챈 버드에게 더 이상 중역 자리는 의미가 없다.

재야의 밤이다. 사장은 새로운 미래로 연신 들떠 있지만 프랜은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사장이 아닌 버드라는 것을 깨닫는다. '뜨거운 것이 좋아'의 빌리 와일더 감독이 만든 '아파트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1960)는 로맨틱 코미디는 이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답안이다.

멋진 대사와 남자와 여자의 미묘한 심리묘사가 돋보인다. 볼수록 재미있고 볼수록 여운이 남는다.

국가: 미국

감독: 빌리 와일더

출연: 잭 래먼, 셜리 메클레인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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