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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나는 살고 싶다(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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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나는 살고 싶다(1958)
  • 의약뉴스
  • 승인 2012.07.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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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오진율, 판사의 오심율, 검사의 오 기소율, 기자의 오보율 , 어느 것이 더 높을까.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것은 이들의 판단 하나 하나가 갖는 크기의 무거움 때문일 것이다.

판단의 잘못은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늘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숙련된 전문가라 하더라도 잘못된 판단은 용서가 어렵지만 용서될 수 있다. 그러나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돈 벌이를 위해 혹은 어떤 불손한 의도로 의도적으로 잘못된 길로 간다면. 한 인간의 삶은 쑥대밭이 되고 심지어 생명까지 위태롭게 된다.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나는 살고 싶다(원제: I want to live)는 검사의 오기가 가져온 끔직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젊고 아름다운 여인 바바라 그레이엄( 수잔 헤이워드)은 사회의 마이너리티다. 태어나서 아버지를 본 적도 없고 어머니 한테 구박만 받고 자랐으니 그 삶이 오죽할까.

소년원을 드나들고 절도를 하고 커서는 매춘이며 위증이 그의 범죄 이력이다. 보호관찰만 5년이다.

살아가는 것도 한심하다. 3번의 결혼과 그 만큼의 이혼이 있다. 새로운 남편은 마약중독에 경마에 빠져 있다. 어린 아들은 울고 미친 아빠는 아내의 따귀를 때린다. 10달러 달라고. 경마에서 따온다고.

갈때까지 갔다. 바바라는 막판까지 왔으니 나도 할 말이 있다고 소리친다. 마약쟁이의 뒤치닥 거리가 신물나고 네 냄새도 싫다고. 밖으로 나온 바바라는 일당들과 어울리다 경찰의 미행에 덜미가 잡힌다.

카메라 기자들의 후레쉬가 마구 터진다. 제목도 선정적이다. 살인의 여왕, 잔인한 호랑이 여인( 호랑이는 아들의 장난감으로 이 호랑이 인형은 죽을 때 까지 바바라와 함께 한다.)이 헤드라인이다.

 
바바라는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몰려 있다. 검사는 회유한다. 대충 불면 석방해 주겠다고. 하지만 바바라는 도도하다.

진술서를 작성하면 풀어준다는 검사에게 당신이 더 바보다라고 거친 언행을 자유롭게 하고 심지어 땀흘리는 수사관을 조롱한다. 약이 오른 수사관들이 성깔이 대단한 바바라에게 어떤 선택을 할지 관객들은 안다.

그는 살인죄로 기소돼 철창에 갇힌다.

감방에서 그는 동료 죄수로 부터 살인 당일 남편과 함께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대줄 증인을 소개 받는다. 코너에 몰린 바바라는 고심끝에 이 제의를 받아 들인다. 그러나 죄수가 소개한 '증인 대행'은 LA 경찰관이다.

면회온 그와 일정을 짜는 녹음된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법정에서 공개된다. 바바라는 완벽한 함정에 빠졌다. 변호인은 피고가 자신도 속였다며 변호를 포기한다. 덫에 걸린 가련한 여인은 이제 가스실로 가는 일만 남았다.

영화는 살인 집행 과정을 친절하게도 아주 자세히 보여준다. 간혹 감옥 밖에서 국선변호인이 구명운동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

사형집행 명령을 내리는 검은색 전화기의 벨소리가 요란하다. 황산이 가득한 밀폐된 가스실에 구경꾼들이 몰려 든다. 마치 체포되는 과정에서 기자들에 둘러쌓인 것처럼 바바라는 둘러쌓인 구경꾼 앞에서 몸을 떨며 최후의 순간을 맞는다.

죽음이 두려워, 자신의 죽음을 보는 관객들이 두려워 안대를 했지만 죽음의 공포는 피해갈 수 없다. 육감적이고 예쁘고 젊은 여인 바바라 역의 수잔 헤이워드는 내장을 들어내는 것과 같은 죽음의 공포와 그에 따르는 내면의 연기를 잘 소화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물 처럼 와서 바람처럼 간 여인 바바라. 마지막 순간, 신부에게 나는 죽이지 않았다고 속삭이는 바바라는 우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먼 나라 사람인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싹 전율이 인다.

국가: 미국

감독: 로버트 와이즈

출연: 수잔 헤이워드 , 버지니아 빈센트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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