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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네 멋대로 해라(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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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네 멋대로 해라(1960)
  • 의약뉴스
  • 승인 2012.06.1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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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 광장에는 멋진 차들이 넘쳐나고 부유한 남녀들은 에펠탑 주변에서 여유롭다.

60년 프랑스는 돈과 자유와 사랑 빼면 남는게 없는것 처럼 보인다. 너무 여유롭고 느긋한 젊은 갱 미셀( 장 폴 벨몽드 분)은 훔친차를 몰고 가다 차안에 있는 권총으로 추격해온 경찰을 살해한다.

미셀은 불만투성이며 제 멋대로다. 여자들은 왜 돈이 없느냐고 짜증을 부리고 신문을 사고는 돈도 안내고 그냥 도망가고 5만프랑을 꿔달라고 여자를 귀찮게 하고 뜻대로 되지 않자 지갑에서 돈을 훔치기도 한다.

그리고 소르본느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거리에서 뉴욕헤럴드 파리판을 팔고 있는 미국인 패트리샤( 진 세버그 분)를 찾아가 파리는 지겹다며 로마로 가자고 꼬드긴다.

여자 옆에서 자는 것보다 여자 옆에서 깨는 것이 좋다거나 너랑 헤어지고 나서 두명의 여자를 만났지만 흥이 나지 않았다, 너와 같이 보낸 시간이 3일이 아니고 5일이라고 우기고 왜 브래지어는 하지 않느냐고 따진다. 아이들을 도와달라는 행상인의 도움 요청에는 나는 노인을 좋아한다고 매정하게 돌아선다.

하는 짓은 이 정도이고 생긴것은 어느 평론가 말마따나 "보는 사람을 최면에 빠지게 할 정도" 이니 미셀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는 알만하다.

그런데 패트리샤는 머리를 아주 짧게 깎은 것 말고는 그렇게 밉상도 아니고 대학에 입학할 정도이고 쇼팽이나 모짜르트 등 고전음악에 조예가 있고 문학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신문사의 요청에 따라 작가를 인터뷰 하기도 한다.

더구나 패트리샤는 미셀의 아기를 임신한 것 같고 그가 살인자라는 것을 알고 이름도 가명을 쓴다는 것을 눈치챘으면서도 어울린다. 시쳇말로 표현하면 너무 쿨한 여자라고나 할까.

한편 미셀은 돈이 궁해 화장실에서 두번째 살인을 하고 경찰은 그를 추격한다. 도망가는 와중에도 미셀은 흰색의 포드 컨버터블을 훔치고 훔친차로 두 사람은 파리를 여유롭게 돌아다닌다.

호텔에서 두 사람은 같이 자자, 못잔다 티격태격 하기도 하고 서로 스킨십을 하다가 따귀를 때리고 맞고 하다가 마침내 한 이불속으로 낄낄 거리며 파고 든다. 이 과정에서 쿨한 대화들이 당시를 놀라게 한 '점프 컷' 기법 만큼이나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를 테면 왜 쳐다보는데 하고 물으면 쳐다 보니까 쳐다본다 거나, 나 없인 못산다고 했지만 너는 로미오가 아니라서 잘만 살거다 라거나, 8까지 셀때까지 안웃으면 목을 조르겠다고 협박하다가 다세도 안 웃자 넌 비겁해서 웃을 거다고 웃게 만들고 네가 미인이라서 같이 자고 싶다고 말하자 난 추녀라고 받아치고 눈을 맟춰도 소용없다고 말한다.

미셀은 다른 남자가 만져도 괜찮느냐고 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손가락을 꼽아 보면서 7명의 남자와 잤다고 말하는 패트리샤에게 어쩔 수 없는 남자의 속물근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꼬투리 삼지도 않는다.

이젠 포기하거나 두 배로 받아야 한다거나 우리가 이야기 할 때 나는 내 이야기만 했고 너는 네 이야기만 했다, 서로에 대해서 얘기 했어야 했을 때. 이런 가볍기도 하고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웃고 떠들고 만지고 때리고 잠자고 시시덕 거린다.

작가의 기자회견장에서도 말의 성찬은 계속된다. 사랑 빼면 믿을게 있느냐, 미국 여자는 남자를 지배하는데 프랑스 여자는 아니다, 여자는 잘해 주면 다 넘어간다, 세상에는 중요한게 두 가지 있는데 남자들에게는 여자들이 여자들에게는 돈이.

 
패트리샤는 다시 미셀을 만나고 미셀은 신문과 우유를 사러 나온 사이에 경찰에 그를 밀고 하고 밀고한 사실을 미셀에게 말한다.

사랑을 확인하기위해 같이 있었지만 남이 내 인생에 개입하는 것이 싫다며 사랑하지 않으니 떠나라고 말한다. 밖으로 나온 미셀은 도망치다 경찰의 총을 맞는다.

쓰러 질 듯 하다가 쓰러지지 않고 잘도 버티던 미셀은 더 버티면 영화가 이상해 진다는 생각이 들 때 쯤 쓰러진다. 입에서는 담배 연기같은 것이 나오는데 죽을 때까지도 엄청나게 담배를 피워댔다는 사실을 관객들은 한 번 더 깨닫는다.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데뷰작인 정말 멋진 영화 네 멋대로 해라(원제: A bout de souffle)는 대다수 평자들이 왜 현대영화의 시작점이라고 하는지 보면 볼수록 고개가 끄덕여 진다. 적어도 세번 정도는 봐야 직성이 풀릴 만큼 당시는 물론 지금도 영화사의 걸작으로 남아 있다.

남녀의 사랑이 이처럼 쿨하고 잔인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 (촬영 당시 벨몽도는 26살이었고 진 세버그는 21살이었다고 한다. 한편 진 세버그에 관한 책도 최근에 나왔다. 45살의 로맹가리와 21살의  진 세버그는 각각 부인과 남편이 있었음에도 깊은 사랑에 빠졌다. 둘은 권총자살과 약물중독으로 사망했는데 책에 의하면 둘은 만나자 마자 서로에게 강하게 끌렸다고 한다.)

국가:프랑스 

감독: 장 뤽 고다르

출연: 장 폴 벨몽도, 진 세버그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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