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의 혼란상황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의 이익단체인 제약협회가 갈등을 벌이고 있는 것은 투표로 선출된 윤석근 이사장의 거취 때문이다. 일단 이사장 선출과정의 큰 하자는 없었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다.
투표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제약원로 집단과 상위제약사들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회무 불참은 당연하고 회원의 의무인 회비납부도 지지부진하다.
이 모든 책임을 윤석근 이사장에게 돌리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가져온데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다. 중하위 제약사의 지원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회무 운영에 있어 협조가 필수적인 상위제약사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당선과 동시에 사퇴문제가 거론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상위사들은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윤이사장의 사퇴를 압박해 왔다. 제약협회와는 별도의 기구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췄으며 이경호 회장은 지난 주 제주 약학회 자리에서 23일 사퇴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섞인 발언도 내놓았다.
일단 윤 이사장도 회원사의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사퇴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원로 그룹은 그가 기자회견 등 공식적인 사퇴 의사를 밝히히 않는 한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회무 운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조직을 장악하지 못한 윤 이사장은 사퇴하지 않아도 식물 이사장으로 전락할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투표로 당선된 인물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쫒는 것도 모양새가 영 어색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윤 이사장 체제로 제약협회가 굴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자명하다. 약가인하로 만신창이가 된 제약업계가 이사장 문제로 더이상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느냐, 더 추한 모습을 보이느냐는 윤 이사장이 판단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