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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끼루(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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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끼루(1952)
  • 의약뉴스
  • 승인 2012.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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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찰나의 것
소녀여, 빨리 사랑에 빠져라
그대의 입술이 아직 붉은색으로 빛날 때
그대의 사랑이 아직 식지 않았을 때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삶은 찰나의 것

소녀여, 빨리 사랑에 빠져라
그대의 머릿결이 아직 눈부시게 빛날 때
사랑의 불꽃이 아직 다하지 않았을 때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절 정치 지배자이자 시인인 로렌초 데 메디치의 시다.

시구에 맞춰 한 중 늙이가 그네를 타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내의 목소리는 눈 내리는 작은 공원에 소리 없이 쌓인다.

어찌 들으면 전투를 앞둔 군인들이 부르는 군가 같기도 하고 달리 생각하면 결전을 목전에 둔 혁명가의 노래 같기도 한데 느릿하고 구슬픈 것이 영락없는 장송곡이다.

구로사와 아끼라 (1910~1998) 감독의 이끼루(1952)는 시청 시민과 공무원으로 20년 동안 한 번도 결근한 적이 없는 한 사내의 이야기다.

그는 서류를 보고 도장을 찍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속쓰림으로 병원을 가고 대합실에서 한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환자는 와타나베에게 의사가 위암을 위경련이라고 말하고 암 일때는 먹고 싶은 것 다 먹으라고 한다고 떠든다. 환자가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의사에게 들은 와타나베는 절망에 빠진다.

그는 미라처럼 살아온 지난날이 후회스럽다. 와타나베는 술집에서 작가를 만나 여자들이 나오는 기생집에도 가고 도박도 즐기면서 하루를 보낸다.

아버지의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알지 못하는 아들과 며느리는 퇴직금과 연금에만 정신이 팔려 있고 시민과는 차기 과장자리를 놓고 설왕설래한다. 며칠 사이에 5만엔을 탕진한 그는 사직서를 내러온 젊은 여직원과 만나면서 삶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다.

그는 주민들의 민원인 작은 공원을 만들 결심을 하고 온갖 우려곡절 끝에 마침내 공원을 완성한다. 상가집에 모인 살아남은 자들은 고인의 뜻을 따르자고 맹세한다. 그 맹세는 지켜졌을까. 궁금하면 영화를 보면된다.

이 영화는 사람들이 왜 구로사와 아끼라, 구로사와 아끼라 하는 지를 다시한번 증명해 보인 일본 영화의 걸작이다. 라쇼몽(1950) 7인의 사무라이( 1954) 란 (1985) 등도 이 감독의 작품이다.

   

쉰들러리스트( 1994)의 스티븐 스필버그, 스타워즈( 1997)의 조지 루카스 , 지옥의 묵시록( 1979)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이 작품의 열렬한 지지자 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특히 사랑을 많이 받았다.

인생이 시들하거나 하루하루가 지겹다고 한숨을 쉬는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특히 오늘날도 여전한 업무 떠넘기기 관료주의 복지부동을 신조로 여기는 공무원들이 있다면 이 영화 꼭 보시길. ( 참고로 영화가 나온 1952년, 한국은 전란의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일본은 한국전 특수를 누리고...)

국가:일본

감독: 구로사와 아끼라
출연: 사무라 다케시, 카네코 노부오, 세키쿄코, 하오리 신이치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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