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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뜨거운것이 좋아(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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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뜨거운것이 좋아(1959)
  • 의약뉴스
  • 승인 2012.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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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도 않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하품을 하지 않는데도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면 이는 필경 배꼽을 잡고 웃기 때문이다.

배꼽을 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보는 영화는 십중팔구 코미디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뜨거운 것이 좋아(1959)는 굳이 장르를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라도 영화를 보는 내내 웃지 않고는 못 배기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누구인가. 당대 최고의 배우 마릴린 먼로다. 가장 이상적이라는 종형 가슴을(크기도 엄청나다.) 전후좌우로 마구 흔들어 대면서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백치미를 선보이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여장 남자들의 연기 또한 대사만큼이나 다이나믹하다.

때는 금주법 시대, 장소는 시카고다. 조(토니 커티스 분)와 제리(잭 레몬 분)는 갱단두목 스패츠 콜롬보 (조지 래프트 분)일당이 주차장에서 8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두 사람은 여성 악단에 들기 위해 금발과 치마, 귀거리로 여장을 하고 조는 조세핀으로 제리는 다프네로 변신해 마이애미 플로리다행 기차에 오른다. 

기차에서 두 사람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라는 슈가 케인 코왈치크 ( 마릴린 먼노 분)를 만난다. 그는 “언제든지 끊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라면서 “스프링 위에서 뛰는 젤리와 같은” 허벅지 사이에 숨겨둔 밀주를 꺼내 마신다.

플로리다는 결혼과 이혼을 밥 먹듯이 하는 100만장자들이 득시글한데 여성악단이 도착하자마자 늙은 오즈굿 필딩 3세 ( 조 E. 브라운 분)는 다프네 빠져 들고 다프네는 위자료나 챙길 생각을 한다.

여기에 ‘이탈리아 오페라의 밤’으로 꾸민 갱단의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조세핀은 백만장자 행세를 하면서 요트로 슈가 케인을 유인하고 그 사이 다프네는 진짜 오즈굿을 춤판으로 끌어 들인다.

요트에서 조세핀의 남성불능을 슈가가 여성상위 자세로 치유하는 장면과 입에서 다른 입으로 장미를 옮기면서 탱고를 추는 다프네와 오즈굿의 모습은 이 영화의 압권 중 압권이다.

시간은 흘러 조세핀과 슈가, 다프네와 오즈굿은 서로 되돌리기 어려운 사랑을 하게 된다. 이 때 갱단 두목 패츠 콜롬보는 두 사람이 지하 주차장의 목격자라는 것을 알고 추격전을 벌인다.

멋지게 따돌리고 백만장자의 요트에 네 사람은 몸을 싣는다. 슈가는 조가 거짓 백만장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오즈굿은 다프네가 남자라는 고백을 들은 후에도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라는 그 유명한 멘트를 대수롭지 않게 날린다.

여기서 관객은 또 한번 눈물샘이 터진다 .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해피앤딩이면서도 진한 여운이 남는 것은 돈이나 섹스보다도 사랑이 더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흑백이라는 것과 상영시간이 두 시간에 달한다는 이유로 당시 평론가들은 참패를 예상했으나 관객들은 환호했고 지금도 열광은 이어지고 있다.

먼로는 7년만의 외출(1955)에서 지하철 환풍구가 바람에 날리자 치마를 잡는 포즈를 취했고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는 기차에서 품어져 나오는 증기를 피하는 육감적 장면을 선보여 섹스 심벌의 이미지를 세계 남성들에게 각인시켰다.

(참고: 18세기 프랑스 시인인 세바스티앙 샹포르는 '가장 황량한 날은 한 번도 웃지 않은 날'이라고 했다. 배꼽 잡고 마음껏 웃으면서 행복하고 싶다면 이 영화, 꼭 보시길...)

국가: 미국
감독: 빌리 와일더
출연: 마릴린 먼로, 토니 커티스, 잭 래먼, 조지 래프트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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