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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창에 장렬히 산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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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창에 장렬히 산화하겠다"
  • 의약뉴스
  • 승인 2012.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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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의 창은 날카롭고 더 예리해졌다. 제약사가 방패로 막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부족이다. 이제 방패를 뚫고 들어온 창을 맞고 장렬히 산화하는 일밖에 없다."

약가 일괄인하를 앞두고 한 제약사 임원이 푸념처럼 내뱉은 말이다. 관을 상대로 더 싸울 여력도 없고 싸워도 질 것이 뻔한 현실이 암담할 뿐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창으로 찔러서 피를 보는 것이 복지부에 어떤 이득인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약가인하로 건보재정이 튼튼해 진다는 말은 애초 전제가 잘 못돼 인하효과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단언했다. 책상위에서 계산기로 계산한 수치는 나올지 모르지만 실물 경제는 시나리오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약가를 누르면 풍선효과로 다른 곳이 부풀어 올라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 의사들이 처방약의 숫자를 늘리거나 비싼약을 처방하면 오히려 약제비는 더 늘어난다고 이 임원은 강조했다.

한마디로 약가인하는 효과가 없다는 것.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복지부는 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어 밀어 부치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임원의 말을 100% 믿지 못한다고 해도 상당부분 일리가 있는 말인 것만은 틀림없다.

어떤 식으로든 제약사는 매출을 늘리기 위한 묘책을 찾아 낼 것이고 그것은 결국 약값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리베이트로 얼룩진 제약사의 영업행태를 비난하면서도 약가인하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약가도 인하하고 건보재정도 튼튼히 하면서 제약사도 살찌울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그리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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