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야트막한 야산을 오르면서 피보다 더 붉은 늦단풍을 보고 참으로 붉구나 하고 감탄해 본다.
그 옛날 누가 옮겨 놨는지 돌무더기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고생했구나 생각해 본다.
땀이 날 듯 말 듯 한 시간을 지나 산정에 오르니 서해 바다가 아련히 보이고 공기는 금세 싸늘해 진다. 뜻밖에도 산정상에 무덤 2기가 있다.
첫 눈에 봐도 예사롭지가 않다. 나란히 서 있지 않고 위 아래로 자리잡은 묘는 누가 왜 이런 곳에 썼느냐 하는 의문을 자연스럽게 품게 한다.
무덤의 주인은 보통 이상 사람일 것은 틀림없다.
상여를 매고 들고 산 꼭대기 까지 올라왔다면 왠만한 지체 같고는 어림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비석도 비문도 없어 묘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길이 없지만 최근에 조성된 묘가 아닌 것은 주변의 잡초와 흙의 생김새로 짐작할 수 있다.
적어도 100년 정도의 연륜이 있지는 않을까.
명당이라고 썼을 이 묘의 후손들은 지금 어디서 어떤 영광을 누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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