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0 06:03 (토)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고무줄 약가 피해액
상태바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고무줄 약가 피해액
  • 의약뉴스
  • 승인 2011.11.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부의 이중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약가제도 개편안과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한 최희주 건강보험정책 국장은 약가 50% , 2조 5000억 감소라는 말은 자칫 괴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국장은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로 낮추는 것이지 약가를 50%깍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조 5000억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조 5000억원 안에는 기등재의약품 재평가로 인한 7800억원의 절감효과가 포함됐다는 것.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약가제도 개편안에 따른 약가인하 폭은 평균 14%수준이며, 절감액 역시 환자 본인부담금 포함 1조 7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애초 약가제도 개편안을 설명하면서 ‘총 2조 5000억원 절감’이라고 강조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복지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기등재약 재평가 효과를 포함해 2조 5000억이라고 발표했으면서 제약업계가 2조 5000억 손실이라고 주장하자  괴담이라고 치부한 것이다.

이득이 될 때는 포함하고 아닐 때는 빼는 편리한 행정을 하는 것이다.

복지부의 이런 이중적 태도는 제약사들이 반발이 예상외로 강하기 때문이다. 제약노조의 여의도 집회에 이어 대규모 제약인의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나온 제약사 달래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피해 금액이 그리 크지 않으니 그렇게 화낼 이유가 없다고 다독이는 모양새다. 복지부의 이런 편의주의적 해석은 경희의료원 리베이트와 관련해서도 이어진다.

복지부는 앞서 경희의료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 5억원 가운데 3억 5000만원에 대해서는 학회 운영수익금으로 확인했으며, 병원측이 명확하게 소명하지 못한 1억 5000만원에 대해서만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5억원이 모두 리베이트로 조성된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근거나 자료도 명확치 않은 매출액 대비 20%가 리베이트라고 제약사의 부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패널들의 의견은 이와는 다르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섰던 노무법인 산하 김원기 대표는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의 음성적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 뽑아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약가 인하를 추진한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그 속내의 핵심은 건보재정 위기 극복책이란 것이 제약업계의 시각”이라고 반론을 펴기도 했다.

필요할 때는 숫자를 부풀리고 불리하면 줄이는 고무줄 약가정책은 정책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상실할 우려가 크다.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늘렸다 줄였다 하는 제약사 피해액 산출에 골몰하기 보다는 진정 국내 제약산업을 발전시키고 육성시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먼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