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발전 2008년 목표 설정돼

보건의료발전기획단은 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참여정부 보건의료발전계획(안) 공청회'를 개최하고 제약산업 육성에 대한 구상을 제시했다.
기획단은 국내 보건산업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지고 있다고 밝히고, 의약품산업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우선 국내 제약기업규모의 영세성에 대해 지적했다.
국내 의약품산업의 생산규모(2001년)는 7조 7천억원으로 국민 총생산액의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10년전 약 2%에 비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세계 11위권에 들고 있으나 9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총 610개 생산업체(실제 생산실적 업체는 547개)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5000억원이상 생산실적을 내는 업소는 한군데도 없었다(1위 동아제약 : 약 4천 5백억원 생산).
국내 10대 제약기업과 다국적제약기업의 매출액을 비교할 때(1999년 실적) 국내 1위인 동아제약의 경우 세계 1위인 Merck사의 60분의 1 수준으로 규모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도 미흡하고, 단계별 기술수준도 취약하다.
국내 상장 코스닥등록 45개 제약기업의 2001년 연구개발 투자 총액은 1,118억원으로 총 매출 3조9760억원의 2.81%에 불과하며 이는 미국(23%), 일본(11.3%)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금액적으로는 더욱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의 경우 2002년 매출액의 15∼25%인 260억 달러를 연구 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되어 있어 신약 1개를 생산하는데 약 1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임상시험과 관련한 국내 인프라가 취약하여 외국에서 임상시험을 시행함으로써 임상시험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구조 및 가격경쟁의 문제점도 심각하다.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도매업소가 총 의약품 유통의 25-26%만을 담당하는 등 유통구조의 난맥으로 인한 의약품 물류비가 매출액 대비 9.5%를 차지함. 이는 선진국의 3∼4%를 2배 이상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 제약사들의 난립으로 인하여 같은 성분함량의 의약품을 다수 제약회사에서 중복 생산하는 등 과당경쟁에 의한 의약품 가격 하락이 심각하다.
다국적 제약사의 시장점유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의약분업이후 국내 진출해 있는 외자기업의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02년 외자기업 의약품 생산실적' 현황 분석결과 총 27개 외자제약사 중한국화이자 (2,861억원), 한독약품 (2,201억원) 한국얀센(1,775억원) 등이 3대 외자기업으로 전체 외자기업의 생산실적은 2001년 1조3,135억원에서 2002년 1조5,536억원으로 성장했다.
2002년 건강보험 청구액 기준으로 상위 10개사중 다국적 제약사의 약이 8개이며 국내제약사의 약은 2개뿐이다.
기획단은 추진목표를 '2008년 미래첨단 보건산업 선진국 건설'에 두고 ▲ 무역수지 적자 완화(무역특화지수): 0.25(2001년) 0.14(2008년) (+0.11) ▲ 보건산업 총생산 증가: 330억불(2001년) 500억불(2008년) (+170억불) ▲ 보건산업 기술수준 향상 (선진국대비): 50∼60%(2003년) 80∼90%(2008년) ▲ 신약 차세대의료기기 개발: 18건(2003년) 42건(2008년) 등의 구체적 계획을 잡았다.
이에 따른 산업별 중점 추진전략 중 의약품산업은 신약개발 지속 강화와 차세대성장동력분야(바이오신약) 중점 추진으로 잡았다.
신약개발 지속 강화의 세부적인 방안은 아래와 같다.
ㅇ 지속적 신약개발을 위한 기초탐색 및 원천기술 확보
- 특정질환의 병태생리를 원인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질환의 새로운 치료통로를 모색하는 의약품 연구기술의 원천기술력 확보 지원
- 신물질설계, 합성, 효능검색, 단기안정성평가기술 등 개발후보물질을 선정하는 신물질 탐색기술 개발 지원
ㅇ 전임상단계 연구지원 강화
- 국내 신물질 연구개발 건수의 증가 예상에 따른 전임상단계 연구지원 강화
ㅇ 임상단계 연구지원 확대
-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임상 2상, 3상 등에 대한 연구지원 확대
ㅇ 약효군별 신약연구 특성화 추진
- 신약개발 연구기관의 연구역량을 집중화·특성화하기 위해 항암제, 항생제, 호르몬제, 백신제제, 항바이러스제 등 약효군별 전문연구체계 구축
ㅇ 천연물신약 개발 추진
- 천연물과학 연구: 천연물신약 선도물질 또는 후보물질 도출연구 등
- 천연물 응용 및 신약 연구: 효능검색·약물동태 및 안정성 평가기술 개발 등 전임상부터 임상단계에 이르는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지원
- 천연물과학 전문기관 지정 운영: 전문인력양성, 기반기술 DB구축 및 보급 등
차세대성장동력분야(바이오신약) 중점 추진에 있어서는 바이오신약 분야 기술개발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곧 질환치료를 위한 유전자 세포치료 기술, 치료용 백신개발기술, IT를 활용한 (가상)바이오 신약 디자인 시스템 기술, 유전자기능 연구를 통한 의약품개발 기술, 바이오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시스템 기술, 바이오 신약의 고효율 (약물)전달체계 기술, 약물유전체 연구를 바탕으로 한 맞춤약물요법 기술 등이다.
제약계는 이러한 정부의 계획을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실효성 있는 실천의지가 뒤따라야 한다는 중론이다.
한 전문가는 "장미빛 청사진은 누구나 세울 수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궤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어느 한가지라도 이루어 가려면 정책 입안자들의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며 "법적, 제도적인 문제나 예산, 금융 문제를 현실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실행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평했다.
보건의료발전계획(안)은 제약뿐만 아니라 의료산업, 식품 산업 등 보건 산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부분을 담고 있어 정부가 과연 얼마나 추진해 나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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