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5-07-18 20:12 (금)
만성 B형 간염, 조기 약물치료 미뤄
상태바
만성 B형 간염, 조기 약물치료 미뤄
  • 의약뉴스
  • 승인 2003.10.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병률 높은 아시아 국가 대상 조사에서 밝혀져
B형 간염은 아시아에서 발병 빈도가 매우 높고 효과적인 치료법도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일부 의사들은 고혈압, 당뇨, 결핵 등 다른 만성 질환자 치료와 달리,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조기 약물 치료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사실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소화기학회에서 발표됐다.

이 조사는 만성 B형 간염 발병율이 가장 높은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참여 중인 80명의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했다.

헬스케어 시장 전문 리서치 기관인 아이시스 리서치(Isis Research)는 아시아 의사들의 만성 B형 간염에 대한 태도, 인식, 지식과 더불어 각국에서 어떤 치료방법으로 만성 B형 간염을 관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를 실시했다.

아이시스 리서치 리젠 헬스케어 이사인 마크 예이츠(Marc Yates)는 “조사 결과 아시아권 의사들은 만성 B형 간염, 질환 자체에 대해서는 잘 인식하고 있지만, 만성 B형 간염의 심각성이나 이 질환이 환자나 환자의 가족, 친지,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실은 아시아 의사 중 극소수만이 치료 초기부터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즉, 환자들이 조기에 적절히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필요한 기간만큼 충분히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환자의 69%, 대만 환자 82%가 CHB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받았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의사들이 (약 40%) 단기 치료(1년) 처방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을 치료한 의사들 중 90% 이상이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처방하였다.

또한, 일부 의사들이 치료 초기에 현재 항바이러스 의약품보다는 기존의 간장약을 추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성가병원 내과 이영석 교수는 “B형 간염은 아시아형 질병입니다. 아시아에서는 B형 간염의 합병증으로 22초마다 1명씩 사망하고 있다. B형 간염과 관련해 이렇게 높은 사망률이 나타나는 곳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아시아 지역 의사들은 아직도 기존의 간장약이나 일명 간 해독제를 처방하고 있는데 이는 병의 진행을 눈에 띄지 않게 하여 적절한 치료를 지연시킬 뿐이다” 라고 밝혔다.

서구에서는 질환이 진행된 환자가 50대나 60대에 나타나지만 아시아에서는 환자 대부분이 출생 시 혹은 출생 직후에 감염이 되기 때문에 서구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질환이 진행된다. 그러므로, 아시아에서는 30, 40대에 간암이나 간경변 같은 만성 B형 간염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필리핀의 산토 토마스 대학 소화기내과 과장인 호세 솔라노 박사는 “이 시기는 아버지가 자녀들을 뒷바라지하고 대학에 진학시키는 중요한 때다. 그러므로, CHB가 가족의 안녕에 미치는 충격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사회적 부담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시아인 10명 중 한 명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이다. 어린 시절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만성 환자 4명 중 1명은 B형 간염 바이러스 관련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사망한다. 1

CHB는 전 세계 사망원인 중 9위를 차지하고 있고 매년 1백만 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다. CHB 환자의 3분의 1정도는 심각한 진행성 간질환으로 발전하여 결국 간경변(심각한 간의 반흔성 위축) 및 간암을 앓게 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시아 시장에 나와있는 유일한 경구용 CHB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라미부딘(lamivudine), 상품명 제픽스(Zeffix) 뿐이다. 이외의 치료제는 주사제 뿐이다.

스토 간 연구소 (Storr Liver Unit) 소장이자 시드니대 간질환내과 교수인 제프리 화렐(Geoffrey Farrell)박사에 의하면, 제픽스는 간질환을 개선시키고 간 섬유화나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지연시키며 말기 간 질환 환자들의 질환 진행을 감소시킨다.

GSK는 곧 새로운 경구용 CHB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헵세라(Hepsera , 성분명: adefovir dipivoxil)를 아시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헵세라는 CHB환자와 의사들에게 치료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의약뉴스 이현정 기자(snicky@newsmp.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