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억시장 인허가과정서 표류
올해 초 미국의 MIT공과대학에서 ‘세상을 뒤바꿀 10대 기술’을 선정하여 발표한 적이 있다. 그 중 두 번째로 선정된 것이 ‘주사형 조직공학 제품’으로 장기재생이 필요한 환자에게 주사하여 장기를 재생하게 하는 신개념 의약품이다.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BT기술의 가능성과 파급효과를 인정하여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하나로 ‘바이오 신약/장기'를 선정한 바 있다.
BT산업 전체에서 바이오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정도로 아주 높다.
현재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세계시장은 2000년도에 540억불이며 앞으로 10년후에는 2100억불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많은 선진각국에서 ‘조직공학 제품’ 연구개발에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하여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나 현재 제품화까지 성공한 기업이나 품목은 매우 제한적이다.
의약품은 공산품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제품개발까지가 제품완성의 거의 마지막 단계인 공산품과는 달리 의약품의 개발완료는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인체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안정성이 확보될 때에만 시장에 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바이오 신약으로서의 ‘조직공학 제품’의 개발은 다학제간 고급인력들에 의한 집중적인 아이디어 발굴과 치열한 연구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일뿐 아니라 의약품의 특성상 안전성과 유효성이 증명된 경우에만 환자에게 시판될 수 있다.
인체의 질환을 치료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의 경우 안전성과 유효성의 확보는 어떤 여타의 장점과도 타협될 수 없는 최우선의 요구사항이다.
의약품의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이러한 개발 이후의 과정들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미 국내에서는 국내 생명공학 제품 1호인 ‘자기유래 연골세포치료제’를 개발하여 시판하고 있으며 피부세포치료제, 수지상세포치료제등 다수의 조직공학 개념의 제품들이 바이오신약 개발회사와 식약청의 꾸준한 노력에 힘입어 임상 혹은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국내 바이오 신약 개발의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이 현재 이후에 봇물터지듯 쏟아질 바이오 신약들에 대한 순탄한 시장출현까지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의약품의 시장출현에 가장 중요한 관문에 있는 식약청의 인력과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 벤쳐회사인 셀론텍이 개발한 바이오신약의 하나인 세계 최초의 뼈세포치료제, ‘오스템’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셀론텍은 골수유래세포를 이용한 뼈세포 치료제인 ’오스템‘ 개발을 1998년부터 시작하여 2002년에 세계최초로 제품화에 성공함으로써 불유합이나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등의 난치성 골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완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오스템은 현재 1년 4개월째 식약청과의 협의과정에서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 FDA와 같은 적극적인 협조를 해 줄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의약품은 연구개발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인허가에 관여하는 식약청과 같은 핵심 심의기관의 평가 능력과 인력이 앞서가지 않는 한 바이오 신약의 개발성과는 무위에 그치고 말 것이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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