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이 생긴다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맞는 것보다 보톡스를 맞는데 투자하겠다."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박용원)가 우리나라 18~55세 여성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여윳돈이 생긴다면 보톡스 시술을 받겠다는 응답자가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응답자 보다 월등히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응답자의 상당수가 자궁경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20~30대 초반 여성들은 28%만이 그렇다고 답해 젊은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듯 젊은 여성들의 검진율이나 예방백신 접종율도 상당히 낮았다.

▲ 김재원교수

학회 김재원 교수(서울대 산부인과)는 "설문조사 결과 여성들의 상당수(약 60%)가 자신이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를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15.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18~35세 이하 젊은 연령의 검진율은 약 8%에 그쳤고, 대다수의 여성들(74%)이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검진율은 낮게 나타나 여성들의 인식과 실제 행동 사이에 거리가 있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많은 여성들이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보다는 휴식이나 여행, 저축, 쇼핑 등에 더 우선적인 가치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영탁 교수(울산의대 산부인과)는 "자궁경부암은 침윤성이 줄어들고 있지만 상피암까지 포함하면 여전히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라며 "특히 젊은 여성들의 비율이 30%까지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인식도는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자궁경부암은 정기검진과 예방백신을 통해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으로는 한국MSD의 가다실과 GSK의 서바릭스가 있다.

한편, 학회는 젊은 여성들의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5월 셋째주를 ‘자궁경부암 예방 주간’으로 제정해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질환 홍보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우선 협회는 오는 17~23일을 제1회 자궁경부암 예방 주간으로 제정하고 의사들이 직접 여성들을 찾아가는 대국민 질환 캠페인을 통해 산부인과 방문을 어려워하는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자궁경부암 예방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예방 주간인 5월 19일 및 5월 말~6월 초 사이에 산부인과 전문의 상담과 여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오프라인 캠페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도 질환 정보를 접하고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도록 온라인 카페와 트위터, 네이버 미투데이 등의 온라인 정보 채널도 개설한다.

또한 5월 26일~30일에 대전, 부산(김해), 서울 세 곳에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클래식 콘서트 ‘아름다운 동행’이 열릴 예정이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조영창 씨를 비롯해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피아니스트 야콥 시즈마로빅, 지휘자 얀 모리츠 온켄, 그리고 한국이 자랑하는 화음쳄버오케스트라가 이번 공연에 동참한다.

아울러 학회는 이번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을 널리 알리기 위해 ‘퍼플리본’을 캠페인 상징물로 정했다.

학회측은 “퍼플 컬러는 고귀함을 상징하는 컬러로, 여성에게 중요한 기관인 자궁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보고 적극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 노력에 동참하자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핑크리본 캠페인을 통해 유방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처럼 자궁경부암 예방 주간 제정과 함께 퍼플리본 캠페인이 자궁경부암 예방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주최하는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 행사에 참여를 원하는 여성들은 온라인 카페와 트위터(http://cafe.naver.com/purpleribbon2010, www.twitter.com/pprb )에서 자세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