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의약품 브랜드보다는 관련된 질병 알리기에 집중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마케팅 기법이 자사의 특정 의약품 브랜드 알리기보다는 관련된 '질병’을 알리는 ‘질병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즉, 자사의 의약품 관련 질병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유도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어, 의약품 브랜드보다는 질병과 관련된 의학상식, 예방, 자가진단, 치료 등의 정보 제공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전문가를 대상으로 질병 관련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에서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질병 교육 홍보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심지어는 경쟁업체와 함께 공동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비만전문치료제 리덕틸을 판매하는 한국애보트는 올초부터 경쟁업체와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만에 대한 올바른 인식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비만이 단순한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생활습관병 중 하나라는 점을 마케팅 메시지로 삼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한국애보트는 전국 600개 병·의원에 자사 로고 및 제품 브랜드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BMI측정판을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 혹은 가족들이 자신의 비만도를 스스로 알아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예전 같았으면 홍보물에 자사 이름 및 제품 브랜드가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일이다.
항우울제 전문의약품(세로자트, 웰부트린)을 판매하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지난달 22일 모자가 댄스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는 취지로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엄마와 아들이 함께 춤을 추는 '쉘위댄스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행사의 주목적은 중년여성의 우울증에 대한 관심 모으기 였다.
한국쉐링은 5년 전부터 매년 피임 교육 캠페인의 일환으로 ‘월경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피임연구회, 여성단체와 손잡고 피임 문제를 사회 이슈화 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여성 건강 증진에 이바지했다는 공로로 정부 표창까지 받은 바 있다.
바이엘은 14일 ~ 8월 10일 온라인에서 ‘행복한 발 이벤트’를 열어 건강하고 행복한 발에 대한 관심을 높일 예정이다. 무좀 치료제(카네스텐) 마케팅의 하나이다. 온라인에서 발 건강관련 퀴즈를 맞춘 사람에게 디지털 카메라, PDA, 발맛사지기 등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제약사들의 질병마케팅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장기적으로 질병마케팅이 일반인들의 질병에 대한 의학상식을 높이고 무분별한 ‘사이비’ 의학행태와 이로 인한 의료사고를 줄여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질병마케팅은 기업브랜드의 전반적인 ‘질적’ 향상을 가져온다고 믿고 있다.
관련분야 마케팅 전문가들은 “질병에 대한 국민 교육은 결국 제약사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사회적 역할(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당분간 제약사 마케팅에서 근시안적으로 자사 브랜드 알리기에 급급해 하는 행태는 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뉴스 이현정 기자(snicky@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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