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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 '버거씨병', 거머리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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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 '버거씨병', 거머리로 치료한다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09.1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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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머리 박사’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알레르기-면역질환 전문 한동하 원장(대한생물요법학회 회장)은 4일 버거씨병에 대한 거머리의 놀라운 치료효과를 입증했다고 전했다.

버거씨병은 동맥이나 정맥에 염증이 생겨 혈관이 막히고 손가락이나 발가락부터 썩는 병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흡연자들에게 생기는 불치병으로 알려져 있으며, 서양의학에서도 사지절단 이외에 뾰족한 치료법이 없는 난치질환이다.

그러나 한동하 원장은 거머리의 침샘으로부터 분비되는 생리활성 물질에 주목해 흥미로운 결과를 얻어냈다.

거머리 침샘으로부터 분비되는 성분은 60여 가지가 넘는데, 대표적인 히루딘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활성물질들이 혈관으로 스며들어 통증을 억제하고 염증을 치료하며 죽어가는 조직을 다시 살려낸다는 것이다.

   
▲ 한동하 한의원장은 거머리로 부터 분비되는 히루딘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활성물질들이 혈관으로 스며들어 통증을 억제하고 염증을 치료하며 죽어가는 조직을 다시 살려낸다고 밝혔다.


한 원장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양방 의료기관에서 버거씨병을 진단받은 후 내원한 남성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거머리치료에 따른 효과유무를 분석한 결과 “중도 탈락된 12명을 제외한 52명(81%)에게서 완치에 가까운 치료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자수가 적어서 객관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한 원장은 “치료사례 1명으로도 논문을 쓸 수 있을 만큼 버거씨병은 난치질환 중의 난치”라고 말했다.

특히 병원에서 발가락 절단을 권유받은 환자 8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7명이 거머리 요법을 통해 절체절명의 절단 위기에서 벗어나 눈길을 끌었다.

한 원장은 “실패한 1명 또한 치료시기를 놓쳤을 뿐 조금만 빨리 치료를 받았더라면 얼마든지 회복이 가능한 환자였다”고 아쉬워했다.

   
▲ 난치병인 버거씨병을 거머리로 치료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이 소개되었다.

버거씨병의 주요 증상에 따른 변화에서도 거머리의 효과는 대단했다.

피부충혈 및 부종, 통증과 보행 장애는 81%(52명), 괴저(세포조직이 죽어가는)증상은 75%(48명)에게서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나타냈다.

이밖에도 버거씨병 환자들의 96.8%(62명)는 담배를 피웠던 경력이 있었으며,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 또한 91%(58명)나 되는 등 흡연과 버거씨병은 상당한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한편 이 같은 효과와 달리 거머리요법은 일반인들에게 아직도 생소한 치료법으로, 단순히 피를 빨아먹는 징그러운 생물로만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난치질환 치료에서의 활용도가 높아 귀한 대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머리는 현재 버거씨병 이외에도 관절염, 통풍과 혈관염, 당뇨발 등 난치성 질환치료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치료에 활용되는 거머리는 멸균 처리된 상태로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는 의료용거머리를 배양할 수 있는 시설과 기술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내산 거머리들은 비교적 크기도 작고 피를 빨아들이는 힘이 약해 의료용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어서다.

특히 의료용 거머리 중 히루도 메디키날리스(Hirudo medicinalis)는 미식양청(FDA)에서 의료기구로 승인을 하기도 했지만, 이 종은 번식이 어려워 효능이 동일한 종으로 전세계적으로 히루도 베르바나(Hirudo verbana)를 대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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