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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터너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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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터너 증후군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09.09.10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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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체에 이상이 생기면 문제가 발생한다.

염색체는 실 모양의 현미경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유전자의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이 염색체 이상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이 있다.

터너증후군도 이 중 하나다.

올해 15살인 김희주(가명)양은 정상적인 여자아이가 가져야할 XX염색체에 이상이 있다.

이 염색체 중 아예 한개가 없거나 두개가 있더라도 한 개가 부분 결손이 있었던 것이다. 성 염색체에 이상이 있으니 당연히 성선형부전증이라 부를 수 있는 난소결핍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성염색체 이상 여성성 나타나지 않아

김양은 대개는 신장쪽에서 오는 기형 대신 뇌하수체 문제로 질병이 발생해 지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어머니 황현옥씨는 이런 딸애를 볼 때 마다 가슴 밑바닥에서 부터 저며오는 아픔을 느낀다. 하지만 어쩌랴.

열달 동안 배아파 난 내 아이인 것을.

김양은 어머니 뱃속에 있는 동안 아주 건강하게 어머니 자랐다. 이런저런 산전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증세를 발견할 수 없었고 어머니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태어나자 곧 이상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보통 신생아들의 평균 체중이 3.3킬로그람인데 비해 희주는 2.36 킬로그람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조금 작은 것으로 여겼고 충남대병원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말해 안심했다.

아이는 별 탈없이 커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자라면서 수학적인 능력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평범한 더하기 빼기를 매우 어렵게 했으며 아주 기초적인 계산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됐다.

작은 키 떨어지는 지능 부족한 체력

이 때도 어머니는 아이가 조금 늦되는 것으로 알았지 질병 때문이라는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수의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

읽고 쓰는데도 문제가 있고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어머니는 다시 병원에 갔고 의사는 종합적인 검진을 해보자고 말했다. 이 때가 초등학교에 막 입학할 무렵이었다. 병원에서는 염색체 검사 등 각종 검사를 했고 터너증후군이라고 확진했다.

어머니 황씨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좋아질 수 없고 완치 할 수 없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 26살에 임신을 했고 매우 건강했어요. 친정이나 시댁 가계에 이상이 없었으니 아이가 좀 작다고 해서 산모나 태아에게 위험을 줄 수 있는 양수검사를 할 수 는 없었지요."

어머니는 양수검사를 통해서만 유전자 이상을 알 수 있는 산전검사를 하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때부터 희주와 어머니의 길고도 질긴 병치레가 시작됐다. 그렇다고 해서 달리 치료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약을 먹는 것도 원인 치료가 아니고 그 때 그 때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 시키는 대증요법 뿐이다.

   
▲ 한국터너증후군협회 초기화면에 있는 사진.어머니는 희주 사진을 싣는 것에 대해 몹시 조심스러워 했다.
특히 지금 희주는 사춘기를 맞고 있다.

다른 아이들 같으면 2차 성징이 나타나 여성성이 두드러 지는데 희주는 성염색체에 이상이 있으므로 2차 성징이 없다. 작은 키를 키우는 성장호르몬을 맞으면서 성호르몬 주사도 동시에 맞고 있다.

키도 키우고 2차성징도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키를 키워도 150센티미터를 넘기가 어렵다.

이 정도도 성장호르몬을 맞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좀더 일찍 맞으면 간혹 150보다 클 수도 있지만 대개가 이 정도가 한계다.

보통 고학년의 경우 하루에 두 병 주사하는데 비용이 200만원 정도 든다. 다행히도 20%만 본인 부담이고 나머지는 정부에서 보조해 준다. 그나마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

희주는 항상 1번이다.

희망을 절망으로 함께 미래 기대를

 키 순서대로 번호를 매기기 때문이다. 언제나 맨앞에 앉는다. 키만 작은 것이 아니다. 체력도 달린다. 늘 힘이 없어 쳐저 있고 놀이터에서도 잘 놀지 못하고 한 쪽 구석에 앉아 있기 일쑤다. 지능이 떨어져 공부도 못하고 체력도 약하고 키도 작다.

희주는 말 그대로 정상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 참 멀다. 저신장증을 치료하면서 부작용으로 중이염등으로 청력을 잃고 척추측만증으로 늘 구부정한 상태로 있다.

그러나 자신감은 잃지 않고 있다. 자신이 환자이고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심하려고 애쓴다. 그런 모습에 어머니는 또 한번 가슴이 저며 온다.

학교에서는 특수반에 가면 일반학급으로 가도 된다고 하고 일반학급에서는 도저히 안되니 특수반으로 가라고 한다.

이럴 때면 어머니는 정말이지 한 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황씨는 " 다운 보다는 지능이 좋은 편인데 그렇다고 정상적인 지능은 못되고 말하자면 정상과 지체 사이의 경계선상에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희주를 포기할 수 는 없다. 책에도 나와있고 의사선생님도 정상을 기대하지 말하고 하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는 최선을 다해 볼 참이다. 다행히 둘째 남자아이는 공부도 잘하고 골목대장 역할을 할 만큼 쾌할해 어머니의 아픔 가슴을 잠시나마 위로해 준다.

동생이 오빠노릇을 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커준것만 해도 장하게 여기도 있다. 어머니는 말했다.

" 희주 때문에 가정에 평화가 오고 안정된 것을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남편과는 서로 다른 문제로 위험한 상황까지 갔지만 아이도 이런데 우리가 잘 해야 한다는데 이견을 모았지요. "

그래서 지금은 어느 부부 못지 않게 화목을 가정생활을 누리고 있다. 희주의 아픔이 오히려 부부에게는 큰 힘이 된 것이다. 희망과 절망을 안고 사는 희주 가족에서 좋은 치료제가 나와 하루빨리 복된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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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 2009-09-12 08:45:42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