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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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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현실
  • 의약뉴스
  • 승인 2009.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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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만 기다려 달라고 애원하고 있죠."

한 중소 제약사 영업 담당은 만나는 의사마다 이런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고 했다. 이렇게라도 해야 떨어지는 처방을 어느 정도라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8월 부터 리베이트를 주다 적발될 경우 해당 약가를 20% 인하한다는 방침에 회사는 돈 주는 행위를 대체로 중단했다. 그렇다고 해서 영업사원들의 타깃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매달 수금 목표와 매출 목표는 그대로 인데 실탄은 공급하지 않으니 목표를 채우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몰려 있다고 이 담당자는 하소연 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그동안 목표 달성은 리베이트로 채워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리베이트는 워낙 뿌리가 깊고 고질적이어서 갑자기 주다가 주지 않고, 받다가 받지 않으니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주고 받는 것을 제약사나 의약사가 당연시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뚝 끊기니 영업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처방은 안나오고 매출은 줄어 들고 그러니 영업사원들은 두 달만  기다려 달라고 통사정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 달 후인 10월 이라고 해서 주다 적발되면 약가인하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닌데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느냐고 묻자 두 달만 지나면 당국의 의지도 조금 꺾일 것이고 분위기도 예전 처럼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오리지널이 없고 그렇다고 제네릭도 제 때 발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중소사의 어려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 영업사원의 바람대로 당국이 움직여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제네릭 만으로 영업을 하는 행태는 고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다시 말해 돈 주도 영업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 의사의 입장에서는 오리지널도 아니고 숱한 카피품이 있는데 돈도 받지 못한다면 굳이 제네릭을 처방할 이유가 없다.

다른 제약사 마케팅 담당 임원은 "처방이 뚝 떨어 졌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 인데 10월 부터는 약가인하를 감수 하고라도 종전 처럼 줘야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덧붙여 그는 "큰 제약사는 미리 1년치 리베이트를 선지급한 상태이기 때문에 죽어나는 것은 우리 같은 중소제약사"라고 억울해 했다. 어떤 식으로 리베이트가 정리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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