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밭에 가니 아저씨 한 분이 가지 치기를 하고 있었다. 평소 가지 치기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던 터라 이것저것 두서 없이 물었는데 친절하게도 잘 가르켜 주었다.
가지치기의 첫번째 조건은 햇볕이라고 했다. 나무잎끼리 햇볕을 가리면 성장도 느리고 열매도 작고 맛도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가지끼리 혹은 잎끼리 햇볕을 잘 받게 하는 것이 첫번째 조건이고 두 번째는 나무 형태에 따라( 1년생인지 2년생 순인지 판단해서) 그리고 3-4년 후를 보고 잘라야 한다는 것이다.
말로는 설명이 안되니 자르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된다면서 마구 잘라 나갔는데 그 솜씨가 예술이었다. 앞서 말한 조건을 충족 시키면서 가지를 치는데 속도도 빨랐지만 무엇보다도 조건에 맞는 가지만 정확히 잘라 냈던 것이다.
가지치기가 끝나면 꽃을 따주는 순서가 있는데 이것도 아무 꽃이나 따는 것이 아니고 가장 중요한 꽃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따주어야 하는데 열매가 커서 잘 붙어 있을 수 있는 것을 남겨야 한다고 했다.
나무에 달린 빨간 것은 가지를 아래로 내리기 위한 것인데 대개는 철사로 묶지만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들어 가지를 내리는 물건을 매달아 놓았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과수원 운영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해박한 지식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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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는 훌륭한 대학교수 이상의 해박한 말솜씨와 실력으로 듣는 사람의 혼을 빼놓았다. 뒤로 보이는 구조물은 사과창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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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평 근처에서 약 7천평 정도의 사과밭을 하고 있으며 연 수입은 1억원 정도를 올린다고 했다. 가평 땅값이 비싸니 수 십억원은 할 텐데 땅을 팔아 쉽게 살지 그러느냐고 넌지시 물어보니 평생 가업으로 물려받은 것이라서 팔수 없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사과는 대구 사과를 최고로 쳤는데 지금은 온난화로 인해 가평지역이 일교차도 가장 커서 당도가 최고라고 한다. 그리고 강원도까지 사과재배 지역이 북상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지구온난화는 말이 아닌 농사꾼의 눈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