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 팔려가던 커다란 황소의 애처로운 눈망울을 한동안 잊을 수 없었지요.
자신의 정든 집을 떠나 타지로, 머나먼 곳으로 기약없이 떠난다는 것을 알기나 하는 듯 황토배기를 넘을 때는 고개를 돌려 옛집을 돌아보곤 하던 한없이 어질기만 했던 왕방울 눈을 기억합니다.
소를 팔러 가는 장돌뱅이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자식처럼 금이야 옥이야 했던 소 였으니 떠나는 소의 심정에 진배 없었겠지요.
▲ 중국에서 우리돈으로 2만원 정도 주고 사왔다고 하더군요. | ||
덩치는 남산만큼 큰 것이 순하기는 왜 그리 순했던지요. 커다란 콧구멍에 볏집을 쑤셔 넣고 장난을 쳐도 콧김만 한 번 킁!하고 뿜어 댈 뿐이었지요.
어느 늦가을에 밭농사 하는 소의 입언저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쟁기질이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죠. 어린 마음에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속된 말로 똥금이 됐지만 과거 80년대만 해도 금값이었지요. 소 한마리 팔아서 작은 전세집 한 칸 마련할수 있을 정도 였으니까요. 세월은 흐르고 흘러 이제는 시골에서도 소를 좀처럼 보기 힘들어 졌습니다.
▲ 우람한 힘이 느껴지죠. | ||
축사를 지어 대량으로 하는 곳을 빼고는 외양간 조차 허물어 버려 농촌하면 소가 생각났던 시절은 돌아오지 않을 듯 합니다.
소의 해인 기축년이 밝았습니다. 소처럼 착하게 사는 그런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모두들 행복한 한해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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