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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으로 떠나는 행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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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으로 떠나는 행복여행
  • 의약뉴스
  • 승인 2008.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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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안으로 떠나는 행복 여행'

지난 겨울의 일이다. 겨울 방학을 이용해 경남 함양군 함양읍 죽곡리 행복마을 동사섭 문화센터에서 동사섭 수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참가자의 계층도 퍽 다양했다. 불교계 스님을 비롯해 개신교 목사, 원불교 교무, SK와 현대 등 우리나라 대 기업체의 중역들, 대학교수 및 초·중·고등학교 교사, 일반 기업체 사원, 의사, 한의사, 대학원생, 대학생, 고교생, 가정주부, 화가, 시인, 이제 막 은퇴한 퇴직자 등 사회적 계층도 다양하고, 연령대도 10대 고등학생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섞여 있었다.

수련 첫 날, 첫 질문이 던져졌다.

“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
“……”
‘예!’라고 선뜻 대답하며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다들 서먹하고 막막한 분위기였다.
수련 마지막 날,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사람들에게 똑같은 질문이 다시 던져졌다.
“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예-!”
50여 명의 수련생들이 이구동성으로 강당이 떠나갈 듯 밝고 우렁차게 대답했다. 수련 첫 시간이었던 6일 전과는 완전히 다른 현상이었다.
그러자 곧바로 뒤이어진 질문. “그럼 얼마나 행복하냐?”라는 물음에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110%요!”라고 활기차게 외쳤다.

지난 5박6일 동안 이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어난 걸까?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수련을 시작할 때와 수련을 마칠 때의 마음이 이렇듯 크게 달라져 있을까?

그 해답이 바로 여기 있다. 지난 1980년 겨울부터 근 30년 동안 ‘동사섭 수련회’라는 프로그램으로 생활 속 마음수행을 안내해오고 있는 대화 스님이 불교시대사 임프린트인 장승에서 펴낸 ‘내 안으로 떠나는 행복 여행’에서이다.

그러면 동사섭 수련이란 무엇인가? 우선 동사섭(同事攝)이란 말은 불교의 사섭법(四攝法 : 布施攝·愛語攝·利行攝·同事攝) 중의 한 개념이다. 사섭법이란 보살이 중생을 향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베풀고(보시섭), 경우에 따라서는 자애어린 말로 더불고(애어섭), 또는 이로운 일로 도와주고(이행섭). 나아가 그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동사섭) 삶의 태도를 말한다.

그리하여 동사섭 수련에서는, 그 사섭법 중 동사섭의 의미를 기본으로 하되 보시·애어·이행을 다 아우르며, 세상에 존재하는 유정 무정의 개개가 낱낱이 우주의 주인공이되 낱낱이 서로 평등하게 어우러져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때만 존립할 수 있으니 우주 전체가 한 생명체일 수밖에 없다는 일체(一體) 사상을 뜻매김하여 수련으로 안내하고 있다.

동사섭 수련은 1980년 겨울 전남 강진군 성전면에 있는 무위사(無爲寺)에서 이재화(李在化) 선생을 돕는 이로 하여 17명의 수련생 4박5일간 특회(特會) 동사섭 법회를 가지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수련회 이름을 10회까지는 T그룹 워크숍(Training Group Workshop)이라고 하였는데 불교계의 원로 스님인 정조(正照)화상이 이 법회에 두어 차례 참여한 뒤, 절에서 승려가 안내하는 수련회이니 우리의 정서에도 맞고 그 의미도 포괄하고 있는 <동사섭>이라는 이름이 적당할 것 같다고 해 동사섭 법회로 수련회 이름을 불러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03년 2월 ‘사단법인 동사섭’이라는 명칭으로 설립허가를 받은 뒤 현재의 동사섭 수련회라 부르게 되었다.

동사섭 수련회(同事攝修鍊會)를 개최하게 된 계기는, 미국의 칼 로저스(Carl Rogers)가 개발한 엔 카운터 그룹인 ‘T그룹 워크숍’이 1970년대 당시 전남 중·고등학교 상담교사들 중심으로 여름, 겨울 방학 때마다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되었는데, 그 수련회에 현재 재단법인 행복마을 이사장인 용타 스님이 세 차례 참석한 뒤 그 그룹 학습에서 수도(修道)적 의미를 발견하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지금과 같은 하나의 집단 수련 프로그램으로 개발해냈다.

동사섭 수련회의 모태라 할 수 있는 ‘T그룹 워크숍(Training Group Work- shop)’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미국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가 대학 시절부터 중국 여행을 하며 중국의 정신문화, 특히 노장사상과 선불교 등을 만나 그의 내면에 새로운 의식이 열리게 되었는데, 그때 체험한 동양적 정신에 깊은 매력을 느낀 나머지 그것을 집단적 동양적 영성체험의 한 방편으로 키워 엔 카운터 그룹 학습법에 이용하고, 그 학습법이 미국에서 크게 인기를 모으자 일본의 이또 히로시라는 심리학자가 그 엔 카운터 그룹 학습법을 일본으로 수입해 일본에서도 크게 호응을 받게 되었다. 그러자 그것을 다시 당시 전남고 교장이었던 강요한 선생이 전남의 교육계로 수입해 전남의 카운슬링 문화에 새바람을 일으키게 되었다.

그러므로 동사섭수련회의 첫 출발은 로저스의 엔카운터 그룹(Encounter Group :참 만남 집단)이었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 ‘내 안으로 떠나는 행복 여행’을 펴낸 대화 스님은 동사섭 수련회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개발해낸 용타 스님의 제자로서 용타 스님과 함께 지난 1980년 겨울부터 2008년 봄 현재까지 총 300여 회의 동사섭 수련회를 안내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동사섭을 거쳐 간 2만여 명의 수련생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동사섭 홈페이지(www.dongsasub.org)에 연재해왔던 명상칼럼을 이번에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동사섭 수련회는 그 동안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프로그램의 변화와 발전 단계를 가져왔다. 그 여섯 단계는 다음과 같다.

① 초기에는 순수 엔 카운터로서 이론 강의가 거의 없이 비구조적으로 마음나누기만 하다가 ② 점점 형식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구조적 나눔의 장으로 변화 발전하였고, ③ 이론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점점 이론화가 되어졌고, ④ 관리되지 않는 마음은 나누어져봐야 공동체 성숙에 큰 도움이 없겠다는 자각이 되어 나눔 위에 마음관리[마음 다루기]를 더해 가게 되었고,⑤ 마음관리의 극점은 역시 일체 에고(Ego)를 끊고 마음이 해탈해야 할 것이므로 초월명상의 장이 더해지게 되었고, ⑥ 전체 수련과정을 개념적으로 확연히 드러낼 필요를 느끼고 2002년 하반기부터는 삶의 5대원리[정체(正體)·대원(大願)·수심(修心)·화합(和合)·작선(作善)의 원리]를 수련 과정으로 재편집해서 현재는 이 “삶의 5대 원리”를 학습 주제로 하여, 의식의 전개 과정을 일상의 삶 속에서 지인(至人)의 수준으로 나아가도록 이론과 실습의 체계로 수련을 진행하며 참석자들에게 행복한 삶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글은 사람이다.’는 말이 있듯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글은 우선 무섭도록 정직하고 깊다. 맑고 서늘하다. 깊은 사유와 수행에서 나온 체험적 글이기에 매우 철학적이면서도 전혀 어렵지 않으며 수월하고 즐겁게 읽힌다. 문학적이지 않으면서도 읽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문학적 감동을 준다.

그렇게 물 흐르듯 편안하게 흘러가는 스님의 글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삶에 대한 중요한 가치관과 행복의 원리가 스펀지에 물 스며들 듯 중량감 있게 스며들어 있는 우리들의 따뜻한 영혼을 마주치게 된다.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스님을 따라 이미 우리 안에 있는 행복 속으로 즐거운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1부 ‘사람이 스승이다’에서는 맨손으로 카센터를 운영하는 부부, 산골에서 고무신을 신고 칡뿌리를 캐며 농사를 짓고 사는 부부,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가장으로 둔 가족, 어여쁜 초등학생 딸을 졸지에 잃어버린 40대 가정주부, 시외버스 운전기사, 치매 할머니, 시골 장터 국수집 할머니 등 소박하고 이름 없는 사람들의 해맑고 밝은 삶을 통해 독자들에게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하며 이미 우리 안에 있는 행복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 들인다.

2부 ‘무엇이 참 행복인가?’에서는 행복한 삶의 조건과 원리가 무엇인지를 정감어린 목소리로 대화하듯 들려주고, 3부 ‘깨어 있는 삶’에서는 자신의 출가 인연 이야기 등 스님의 삶을 통해 느낀 인생의 의미와 행복의 원리를 잔잔하게 밝혀주고 있으며, 4부 ‘아무것도 안 하기’에서는 한층 드높은 경지의 맑고 밝은 삶의 원리를 알기 쉽고 자상하게 안내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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