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는 사람은 존귀하다는 의미의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깃발을 들고 있는 인형들을 보았다.
문득 지난해 한 산골 귀퉁이의 다락방 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촌부가 떠올랐다.
허리는 기역자로 꺾어져 있었고 얼굴의 주름은 논고랑 처럼 깊이 패여져 있었는데 얼굴은 한 없이 평온해 보였다.
욕심이 뭔지도 모르고 평생 농사만 짓고 있는 그 노인을 보면서 농자는 천하지 대본인가 하는 물음을 던진 적이 있다.
한 겨울에 따뜻한 실내에서 사진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올 해도 그 노인은 여전히 다락논에서 농사를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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