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맞은 감을 따 양지 바른 곳에 놓아 두고 하나씩 먹는 재미는 매우 쏠쏠하다.
얼음 보다도 더 차갑고 맛은 아이스크림이 저리 가라다. 따고 보관하는 것이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약품 처리 하지 않은 자연산 홍시를 먹는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한 겨울, 나는 홍시가 있어 마음이 한결 더 포근하고 여유롭다. 집에 가면 홍시가 먼저 반기고 따뜻한 국물 보다도 잘 익은 감에 눈길이 먼저간다.
아이들은 잘 먹지 않는다.
아내도 탐탁해 하지 않는다. 잘 된 일이다. 혼자 먹으니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좋다. 너무 맛있어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어 흘러 가는 말투로 조금 먹어 보라고 권유하면 이내 고개를 돌린다.
내심 흐뭇한 마음 감출 수 없다. 생긴 모양새는 어설프지만 맛은 최고다.
이 맛, 왜 모를꼬. 내년에는 아이와 아내에게도 이 황홀한 맛의 세계로 인도하고 싶다. 올해는 먹을 감이 부족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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