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안철민 이사장)는 2007년 ‘제5회 폐의 날’을 맞아 전국 9개 대학 병원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1997년~2006년)의 COPD 입원환자 현황을 조사했다.
이와 더불어 8개 대학병원의 4년간(2001년~2004년) 병기별 의료비용과, 조기검진을 위한 폐기능검사 기기 보급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COPD는 기도가 점차 좁아져 숨쉬기가 힘들어 지는 병으로서 전세계적으로 AIDS와 함께 사망원인 4위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경에는 사망원인 3번째가 될 것으로 지적하며 그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45세 이상 성인의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75세 이하 노인층에서는 3명 중 1명이(35%) 앓고 있는 ‘국민병’이다.
◇10년 새 60세 이상 남성 환자 68% 증가,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COPD 환자 증가 예상
국내 9개 주요 병원의 10년간 COPD 입원 환자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입원 환자 수가 1997년에 비해 2006년엔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COPD 환자는 전체 환자의 86%를 차지하고, 그 중 60세 이상의 남성환자가10년간 6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김영균 정보이사(강남성모병원 호흡기내과)는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9.1%이고, 2018년이면 14%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어, 이런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COPD 환자도 급격한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4기 환자의 총 의료비용, 1기 환자에 비해 3.6배
학회는 국내 8개 병원을 대상으로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간의 병기별 평균 의료비용을 분석해, 조기검진을 통해 COPD를 미리 발견하지 못한 환자들의 경제적 비용 부담을 조사했다.
약제비의 경우, 4기에 해당하는 환자는(65만원/년) 1기에 해당하는 환자에(21만원/년) 비해 1년에 평균 3.2배 더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제비를 제외한 외래비용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 되었는데, 이는 4기 환자들이 외래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 조차 힘들 정도로 거동이 불편해 지기 때문으로 지적되었다.
1기 환자의 입원비용은(65만원/년) 4기 환자의 비용(208만원/년) 보다 1년에 약 3.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입원비용과 외래비용을 합한 총 의료비용에선 1기 환자가 140만(원/년), 4기 환자는 511만(원/년)으로 3.6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기 환자의 대부분이 숨쉬기를 위해 산소기계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병기에 비해 추가적으로 연간 192만(원/년)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계 대여비 13만원/월, 전기료가 3만원/월)
◇보건소 폐기능검사 기기 100곳 중 5곳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COPD가 간단한 폐기능검사로 쉽게 조기진단 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5~10분이면 검진을 받을 수 있고, 비용도 13,000원 정도로 많은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이렇게 매우 간단하고 부담도 적지만, 종합병원을 제외하고 병원과 의원(31%), 보건소(5%)의 폐기능검사 기기 보급률은 매우 낮은 현실이다. COPD 검사를 위해서는 종합병원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는 'COPD 환자 중 92%가 치료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 증명해주고 있다.
◇COPD 치료의 핵심은 조기검진
COPD가 무서운 것은 폐기능이 50%이상 손상되기 전까지 기침 등 흔한 증상으로부터 시작되어 천천히 진행되고, 이상을 느껴 진찰했을 때에는 이미 중한 상태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망가진 폐 기능은 회복시킬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COPD 치료의 핵심은 질환의 진행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통해 폐 기능 손상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또한, 폐기능검사를 통한 조기검진으로 개인에게는 가계 부담을 줄이고, 국가차원에서도 COPD 연간 치료비의 상당부분을 절감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제 5회 폐의날 개최, ‘당신의 호흡나이는?’
학회에서는 COPD의 위험을 알리고 인식을 높이기 위해, 11월 16일 제 5회 ‘폐의날’ 행사를 갖는다. ‘당신의 호흡나이는?’을 주제로 서울을 비롯한 광주, 대전, 대구, 춘천, 전주, 부산 등 전국 6개 도시에서도 지역별로 행사가 진행된다. 진행될 이번 행사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COPD 강좌 및 폐기능 무료 검사와 건강상담 등이 진행된다. 또한 폐기능검사를 통해 폐 건강이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참가자를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