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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 철저한 준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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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 철저한 준비 중요
  • 의약뉴스
  • 승인 2007.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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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2학기)

얼마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부인을 4년 동안 간호해오던 한 70대 노인이 오랫동안의 수발에 따른 고통을 견디다 못해 평생을 같이 살아온 부인을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세상을 떠난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은 치매나 중풍 등 장기적인 요양이 필요한 노인의 문제를 개인 스스로 감당한다는 게 얼마나 버거운 일인가를 일깨워준 사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이미 9.5%를 넘어섰으며 세계에서도 가장 가파르게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치매, 중풍 등 장기요양이 필요한 노인 중 상당수가 엄청난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필요한 돌봄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있기도 하다.

아직까지 치매나 중풍 등 요양의 문제를 국가나 사회가 아닌 가정이 해결해야할 몫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늦은 감은 있으나 부양의 역할을 제도화하는 ‘노인장기요양법’이 지난 4월 3일 국회를 통과하여 내년 7월 시행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그나마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은 이미 지난 1995년에, 이웃나라 일본은 2000년도부터 우리의 노인장기요양보험에 해당하는 개호보험을 시작하였고, 급속한 고령화로 사회적 불안을 겪었던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오래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해 오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 치매, 중풍 등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노인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각종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어 노인복지의 수준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또한 그 가족들은 장기간의 요양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고, 경제사회활동 참여가 가능해 짐으로써 전체 국민들의 삶의 질은 자연스럽게 향상되어질 것이다.

이외에도 간호사, 사회복지사, 간병인력 등 5만 여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와, 복지용구, 재활용품 등 노인요양 관련 산업이 활성화됨으로써 국민 경제에도 큰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행주체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철저한 준비와 노력, 그리고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안착 여부는 관리운영을 맡게 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일지라도 시행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건강보험공단은 금년 7월부터 인천광역시 부평구 등 13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3차 시범사업과정에서 야기된 문제점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보완함은 물론 노인장기요양보험 사업수행을 위한 조직을 고객중심의 서비스 혁신조직으로 설계하고, 간호사 등 필요한 전문인력의 충원과 업무를 맡게 될 공단 직원들의 전문성 제고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77년 건강보험제도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이래 어려운 여건에서도 12년 만에 전국민 건강보험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내년 7월 1일 우리나라 사회보장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어 그동안 치매, 중풍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과 그 가족, 더 나아가 국민 모두가 활짝 웃는 그런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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