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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 우리 이웃, 모두 함께 돌아 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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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 우리 이웃, 모두 함께 돌아 볼때
  • 의약뉴스
  • 승인 2007.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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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건강가정지원 센터장 계선자

우리 모두가 이웃에 대해 평소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평소에 우리가 한분씩 맡아 돌보고 있는 독거노인을 방문하여 과일도 대접하며 담소를 나누고 싶은 생각에 전화를 드리고 방문하였다.

일흔 중반을 갓 넘긴 할머니께서는 중병을 앓아 몇 번의 큰 수술을 받고 겨우 살아있지만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못하는 상태로 반 지하에 있는 방 한 칸에 세 들어 혼자 살고 계신다.

문을 두드리자 잠시 후 문이 열려 안을 들여다보니 할머니께서 벽에 기대고 서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마 할머니께서는 문을 열어주기 위해 방바닥을 뻑뻑 기어와서 벽을 의지하고 서 계셨다고 생각하니 괜히 고생시키려고 방문을 했구나 하는 미안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순간 눈가가 찡함을 느꼈다.

일행 모두가 그러한 표정이었다. 일단 방으로 모시고 들어가 안부도 묻고, 준비한 과일도 깍아 드리며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미 두세번 들었던 서글픈 과거지사를 다시 되새기며 눈물방울을 보이기 시작하니 너무 측은하여 우리는 과일을 먹을 수도 없었다.

차마 목에 넘어가질 않는다. 이야기인즉 이틀에 두세끼 정도 식사를 하고 있지만 먹는 것 보다는 말동무가 그립고 사람이 너무 그립다 하셨다. 우리를 보니 너무 반갑다고 몇번이나 말씀을 하였다. 서울에서도 잘 사는 지역임에도 이와 같은 노인들이 많다고 듣고 있다.

예전 못 먹고 못 입고 못 살았지만 마음만은 편하게 사셨던것 같다. 우리가 살아왔던 고향 동네에도 그와 같은 할머니가 두 분이 계셨지만 그 집은 동네 할머니들이 한데 어울려 이야기 꽂을 피우는 곳이었다.

말하자면 동네 마실 장소였다. 동네 할머니들은 팔구십까지 크게 아프지도 않고 천수를 누리시다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시는 것을 보며 살아왔다. 못 살았던 시절이지만 마음은 편했다. 훈훈한 인심에 외롭지도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비교적 잘 사는 경제부국에 속한다. 따라서 이에 걸맞은 사회안전망이나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져야 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예전 같지가 않다.

우리 이웃이 사회안전망이나 사회보장제도 밖의 무관심속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일이 많다. 이는 사회안전망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 세대가 많기 때문일 것이며, 국가의 재정형편이 넉넉지 않아 해결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이고, 각박한 인심 때문이다.

차상위계층 세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수급 대상자로 편입되지 못하는 세대로, 이 중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세대, 조손가정, 장애인세대 등 여건상 소득이 더 떨어지는 계층이나 중증환자가 있는 세대는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노출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러한 사각지대 해소는 우리 모두의 과제다. 중병 또는 장기요양을 요하는 질병을 가진 노인이 계시는 가정은 대부분 너무나 힘들어하며 더러는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가정은 자손 대대로 가난이 대물림되어 빈곤층으로 전락되고 말 것이다. 이 분들은 헌신적으로 자녀교육과 경제발전에 기여하셨던 우리의 부모님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이시다.

국가와 사회도 이를 잊지 않고 그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만들어 시행준비를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아 보인다. 차제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합심하여 복잡한 사회현상을 좀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을 만들어 각 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그 결과 정말로 우리가 기대하고 꿈꾸어 왔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 체계적인 보살핌과 수발서비스로 노인들의 건강과 삶의 질이 향상되고, 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함으로써 가족들의 부양부담이 줄어 가정파탄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 등 차상위 취약계층의 문제는 어느 특정계층에만 국한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될 사회적 과제이다. 우리 모두 머지않아 노인이 될 것이며, 치매 중풍 등 노인성질환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누가 감히 장담 할 수 있겠는가?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등 우리 모두가 우리 모두를 위해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함께 살아가며, 훈훈한 정감이 넘치는 세상이 되도록 주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우려 나가는 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아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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