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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7-18 13:53 (금)
26.후종인대골화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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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후종인대골화증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07.09.1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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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아프면 중병인 경우가 있다.

병원을 1년에 한 번 갈까말까할 정도로 건강했던 김종오(66)씨도 이런 예에 해당한다. 김씨는 정년퇴직으로 공무원 생활 30년을 마칠 동안 흔한 감기조차 걸리지 않았다.

류머티스관절염 오진으로 3개월간 헛치료

그러던 2004년 9월 경 손발 저림 증상 때문에 동네병원을 찾았다. 간혹 발에 힘이 빠지기도 했다. 김씨는 나이들어 오는 노화 현상으로 여겼다. 아니나 다를까. 한 정형외과는 퇴행성관절염으로 진단했다.

약을 먹고 물리치료 받기를 3개월 정도 했다. 하지만 증상은 좋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상태는 더 나빠져 계단을  내려오거나 등산 중에 주저 앉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안되겠다 싶어 대학병원을 찾았다.

상계동의 한 대학병원은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했고 김씨는 진단교수에게 역시 3개월간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차도가 없자 해당 교수는 다른 교수에게 김씨를 인계했고 인계받은 교수는 김씨에게 수근관협착증 일명 손목 터널증후군이라는 새로운 병명을 붙였다.

수술 할 수 없다는 정중한 거절에 한숨이 절로 나오고

김씨는 이후 전신마취 후 양쪽 손목 부근을 자르는 대수술을 했다. 수술 다음날 화장실을 가려다 김씨는 덜컹 주저 앉고 만다. 마취증상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주저앉은 것과 마취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김씨는 우연히 목  MRI 촬영 끝에 후종인대골화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목 수술을 해야 한다는 주치의의 다급한 설명을 듣게 된다. 그러나 해당 교수는 자신이 외국으로 곧 출장을 가는데 가면 두 달이 걸리니 빨리 수술 의사를 찾아서 하루속히 수술하라고 일렀다.

두달 출장 간다는 말은 수술을 해줄 수 없다는 정중한 거절이라는 것을 30년 공직생활을 한 김씨가 모를리 없었다.

선병원 전문의 수술은 성공적 이었다

다음날 김씨는 다시 그 교수를 찾아가 가톨릭병원에서 근무하다 대전 선병원으로 옮긴 수술 전문의를 소개 받고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양쪽 손목의 부기가 채 빠지기도 전에 또한번 대수술을 받은 것이다.

수술을 한 전문의는 일본에서 제일 수술을 잘 하는 의사에게 배웠다고 했다. 김씨는 안도했다. 수술 4일 후부터 침상 난간을 잡고 한발짝씩 움직일 수 있었고 경과는 좋아 현재 김씨는 10여분 동안 혼자 힘으로 걷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디스크 수술로 유명한 한 병원의 경우 197명을 수술해 무료 60명에서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한다. 반신불수가 된 사람도 있고 대소변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환자도 생겨났다.

그는 "이 병의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1975년 부터 연구개발 했지만 원인 규명에 실패했다.

서양 보다는 동양인에게 많고 현재 회원에 가입된 160여명의 환자 중에는 31살이 가장 젊어 나이든 사람에게서 질환 발병 빈도가 높다. 그는 이 질환에 대해 좀더 알고 싶고 많은 사람에게 정보를 주고 싶어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홈페이지 만들며 고군분투

목에 기브스를 한 상태에서 키보드를 세워놓고 만들 만큼 병을 알리고 홍보하는데 열정적이다. 먼저 수술한 사람을 찾아 조언을 받고 싶은데 그런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수술하려는 사람들의 가입이 늘었고 이제 김씨는 환자들의 조언자가 됐다.

그는 우연히 이 병이 유전가능성이 의심된다는 정보를 얻었고 이를 안 환자들은 회원 탈퇴를 했다. 결혼해야 할 자녀가 있는데 유전이 원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혼사가 깨질 것을 염려한 때문이다.

김씨는 "환자들의 이런 고통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의 원인 규명을 위해 의사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의사들을 모아 심포지엄을 열기도 하고 유전의 원인을 찾기 위해 자신들이 몸으로 때우는 일도 마다 하지 않고 있다.

희귀병 인정 복지부 의견 받기 기대

그는 "자신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의무감 때문이고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병의 원인을 밝혀내고 그래서 치료법이 나오면 환자인 자신은 물론 다른 환우들도 치료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질환은 현재 복지부가 인정하는 희귀 ㆍ난치성 질환에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치료비 보조도 받지 못하는 신세다. 그는 "복지부에 이런 사실을 알렸는데 예산확보가 안돼 어렵다, 검토해 보겠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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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오 2007-09-13 02:33:16
19875년을 1975년으로 수정 요망.
유전성이 확인 된 것이 아니라 유전성이 의심된다는 학자의 글이 있다는 것 입니다우리환자에게는 민감한 부분이라 유전성 여부를 학계에서 규명하기 위한 연구비를 확보하고 연구를 한다면 환자들은 기꺼이 참여 하겠다는 내용 입니다.
후종인대골화증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우회장 김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