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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자가면역성 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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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자가면역성 간염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07.07.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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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1살 된 박임숙 양은 자가면역성 간염 환자다.

어려서 부터 잔병치레가 잦았다. 하지만 부모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병원에서도 "별 병이아니다" 라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로가 심했고 코피도 자주 났다. 멍도 심하게 들고 한 번 피가 나면 지혈도 안됐다.

그때마다 어머니 김현심씨는 애간장이 탔다. 코피가 나면 이비인후과로 달려가기를 수 차례. 병원에서는 코 점막이 손상됐다며 코 수술을 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시간은 흘러 임숙양은 중학교 2학년이 됐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피 검사 결과가 이상하게 나왔다. 황달기가 있으니 큰 병원에 가서 진단을 한 번 받아 보라고 권유했다. 김씨는 당장 마산삼성병원으로 달려갔다.

검사해 보니 간수치가 무려 400이 넘게 나왔다. 병원은 윌슨씨 병 같다고 진단하고 약물로 인한 발병이 아닌가 의심했다. 어머니는 못 미더워 서울대병원으로 딸을 데려왔다. 소아과 서정기 교수는 자가면역성 간염이라고 진단했다.

병명을 비로서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병명을 알았다고 해서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머니 마음은 더 심란해 졌다.  이 병은 루푸스 처럼 자기 항체가 자기 간을 공격 하기 때문에 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다.

심해지면 간경화와 간암에 이르러 결국 사망하게 된다. 약도 없고 치료법도 없다. 하지만 병원을 가지 않을 수 없다. 딸은 이런 상태를 잘 극복하고 있다. 병자라는 것을 내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집 근처의 창원대학에 합격할 만큼 머리도 좋고 공부도 열성이다. 하지만 겨우 학교를 다니는 정도다. 어머니도 딸 처럼 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고 했다. 합병증만 조심하면 학교도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 처음에는 환자가 한 50명 정도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100명 정도가 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추정치 이기는 하지만 전국에서 환자가 1,000명 정도 있을 것같아요."

김씨는 합병증을 막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쓰고 있는데 이 약의 부작용이 올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면역력이 약해져 몸이 지탱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감기에 조마조마 하고 작은 상처에도 감염이 되니 늘 살얼음 판을 걷는 기분이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 처럼 서로 대수롭지 않은 질병 처럼 생각한다. 어머니는 딸이 내성적이고 소심하기 때문에 질병이 온 것 같다고 자체 판단했다.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대개 지극히 내성적이라는 것이다.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안으로 삭히기 때문에 발병했다는 것.

마음의 병의 몸의 병이 되는 것처럼 내부의 화를 외부로 표출하지 못한 내성적 성격 때문에 온 병으로 여기는 김씨는 현재를 받아 들이고 평소처럼 행동하는 것이 그나마 위안을 찾는 방법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더 이상 악화도지 않고 현상유지 되는 것만 해도 고마워 해야 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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