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톤 의과대학 존 크리거(John N. Krieger) 비뇨기과 교수는 지난 5월 18일에서 2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애너하임에서 개최된 ‘2007년 미국 비뇨기과학회 연례 모임’(2007 AUA)에서 포경수술이 HIV 감염(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AIDS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위험을 낮춘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과거에는 HIV 유병률이 국가마다 큰 편차를 보이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했으나, 이 발표로 포경수술이 증가할수록 HIV 양성혈청자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연구 결과로 제시한 것이다.
크리거 교수는 이러한 사실이 동물실험과 사람의 포피를 이용한 면역세포화학연구의 결과들과 부합하며, 이를 위해 현재 다수의 대규모 역학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크리거 교수는 남자의 90%이상이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서부 케냐의 키수무(Kisumu)지방에서 역학조사를 시행했다. 사하라사막 하단에 위치한 키무수지방은 아프리카 인구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나, 아프리카 전체 HIV 감염자의 70%에 달하는 유병률을 보이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6,700여명의 연구 대상을 선별하고 무작위 선택하여 포경수술의 유무에 따라 나눈 각각의 1,400명을 2년간 추적관찰 했다. 그 결과 포경수술은 HIV 감염률을 약 51-76%까지 감소시킨다는 놀라운 결과를 확인했다.
크리거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포경수술이 HIV 발생률을 줄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므로 다른 HIV 예방법과 함께 집중적으로 신속히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아시아 요로감염학회 부회장이며 국제화학요법학회 운영위원인 가톨릭의대 비뇨기과학교실 조용현 주임교수는 크리거교수의 본 발표가 2005년 5월 제3회 아시아 요로생식기감염학회(3rd AAUS)와 2007년 3월 국제화학요법학회(17th ECCMID & 25th ICC)에서 발표된 바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포피를 제거하는 포경수술이 HIV감염을 낮출 수 있는 근거로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포피가 존재하면 염증반응을 일으키기 쉽고 이로 인해 림프구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며 포피에 상처가 나는 경우 바이러스감염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 교수는 실제로 국내의 AIDS 유병률이 다른 지역(동남아, 중국 등)에 비해 낮은 이유 중 하나가 포경수술이 이들 지역에 비해 국내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