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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베체트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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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베체트 병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07.03.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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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몸이 천량이면 몸은 구백량이라고 했다.

그만큼 눈이 소중하다는 말이다. 한 젊은 청년이 두 눈을 실명했다. 병원에서 장애 1급 판정을 받았으니 의학적으로 실명한 것이다.

그렇다고 온 세상이 암흑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다. 얼굴을 기준으로 하면 코와 눈이 보이고 다른 부분은 안보이는 상태다. 베체트병 환우회 총무를 맡고 있는 배영반(38)씨는 이런 상태를 퍼즐 맞추기라고 표현했다.

안 보이는 부분을 퍼즐 맞추듯 맞추어서 본다는 말이다.  젊은 나이에 그는 알 수 없는 눈의 염증으로 시력을 잃었다. 누님도 실명한 상태다. 그는 "이 병은 가족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좋아질 가능성은 제로이면서도 그는 자신보다 심한 환자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치 말라고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종근당에서 나오는 면역억제제 사이폴앤을 복용하면서 더이상 악화 되지 않기를 바라는 배씨는 자신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청소년이나 청년에서 흔한 실명에 대해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며 "마음을 컨트롤 하면서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칭과 운동, 육류를 피하고 야채를 먹는 식이요법 철저히 실행하고 있다.

처음 진단한 을지병원 안과 박종석 과장이 주치의이다.

환우회 회장인 정동국( 56) 씨는 28살 때 발병해 첫아이를 낳은 후 무려 7번의 장절제술을 받았다.

구강과 외음부에 염증이 생기고 이것이 심해져 장에 까지 질환이 퍼진 것이다. 7번의 대수술로 소장의 거의 전부를 잃고 대장 일부가 없는 상태이지만 다행히 장루를 달지 않고도 생활하고 있다.

소장이 없으니 살이 잘 찌지 않아 32킬로그람으로 체중이 줄기도 했으나 지금은 50킬로그람의 보기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정씨는 이를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외용약의 장기간 사용과 수술 후유증으로 오래 서 있지 못하고 쉽게 피곤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봄햇볕을 쬐고 싶지만 면역질환자들은 환절기에 특히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외출 하려면 큰 맘 먹어야 한다.

" 발병원인은 몰라요. 유럽이나 미국은 환자가 적대요. 반면 중국이나 베트남 아시아에서는 흔하고요. 잘 사는 나라에서 환자가 많으면 연구도 활발해 치료약 등이 나올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발병 당시에는 베체트 병이라는 진단도 제대로 내리기 힘들었다. 세브란스 병원 피부과 이성락 교수( 현재 길병원 총장)와 제자인 방동식 교수의 힘이 컸다고 정씨는 말했다.

현재 환우회에 가입된 환자는 모두 1,500명 정도이며 전국의 환자는 약 5,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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