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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결정성경화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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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결정성경화증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06.11.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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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만큼이나 보호자가 더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랜 병수발로 지치거나 우울증에 걸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무려 30년 가까이 희귀병에 걸린 장성한 아들을 돌보는 정태숙씨도 요즘 건강이상을 느끼고 있다.

우울증 약을 너무 오래 먹다 보니 육체가 쇠약해져 있다. 그래도 어머니라는 이름 하나를 걸고 버텨내고 있다.

올해 33살인 김병모( 가명) 씨는 결정성경화증 환자다.

3살 때부터 시작된 병이니 무려 30년을 병을 달고 살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병세가 크게 악화되고 있어 어머니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피부반점이 커져 어른 주먹만한 혹을 이마와 목뒤에 달고 있다.

“ 일주일에 한 번 씩 피고름을 짜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피가 흘러내려 잠도 제대로 잘 수 없고 베게가 온통 피투성이가 되지요.”

어머니는 한 번씩 혹 부분의 피를 짤 때면 휴지 한 두루마리 정도가 사라진다고 했다.

피로름 짜는데 휴지 한두루마리 사용

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잠깐 이지만 회사 생활도 했었다. 증세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 전체에 두드러기가 나고 혹이 점점 커져 보기에 흉할 정도가 됐다.

병명을 안 것도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단순 피부질환으로 알고 있었으나 인천 길병원 의사의 뇌검사 요구를 받고 나서 확진 받았다.

뇌의 앞 부분이 석회질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재차 검진한 결과 역시 똑같은 진단결과를 얻었다. 병명을 알았지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술로 해결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김씨는 이마와 목뒤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것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수술후 다시 혹이 커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수술하려는 것은 혹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한 번은 수술날짜 까지 잡아 놨다 포기한 적도 있다.

김씨는 "낫지 않는 병이라는 생각을 들자 이제는 담담히 받아 들인다"고 했다. '왜 나에게 이런 가혹한 형벌이 왔느냐'고 항변해 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지난 세월을 통해 확인 했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급적 즐기려 한다.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하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자기와의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컴퓨터와 독서로 자기와의 싸움 지속

어머니는 아들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안해본 것이 없다고 했다. 병원이라는 병원, 한의원 이라는 한의원을 이잡듯이 뒤졌다. 몸에 좋다는 온갖 민간요법도 다 해봤다. 그 중에서 효과를 본 것도 있다.

몸의 열을 내리는데 좋다는 야생 산토끼의 배설물을 볶아 보리차로 상용했다. 그러니 몸의 열이 사라졌다. 토끼 배설물은 다행히 경북 의성에 있는 친가 식구들을 통해 구할 수 있었다.

칡뿌리며 치자, 느름나무, 약쑥 등도 엄청나게 많이 먹었다. 그러나 앞쪽 뇌의 석회질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는 없었다. 김씨는 자신의 병이 더 악화될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최선을 다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다행히 지능은 정상이다. 다른 결정성환자와 달리 경기도 없다.

김씨는 "어머니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머리 끝, 발 끝, 손끝 주로 몸의 끝에 발생하는 혹과의 전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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