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견제약사 한림제약이 7년여의 연구를 마치고 마침내 고혈압 개량신약 ‘로디엔정’ 개발에 성공,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 로디엔정의 판매를 앞두고 있는 한림제약 김정진 부사장을 통해 그동안의 개발에 관한 내용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로시엔정에 대해 소개한다면.
-로디엔정2.5mg은 칼슘채널 차단제인 ‘암로디핀’ 성분 중, 부작용을 나타내는 R-암로디핀을 제거하고 효능을 나타내는 S-암로디핀에 ‘니코티네이트염’을 적용한 국내 순수기술로 개발된 개량신약이다.
혈압강하 성분인 암로디핀은 단일 물질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입체구조가 다른 두광학이성질체인 S-암로디핀과 R-암로디핀이 1대 1의 비율로 혼합된 라세믹체(혼합물)다. 이 가운데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부분이 S-암로디핀이고, 이성질체인 R-암로디핀 부분은 약효는 없고 말초부종 등의 부작용만을 일으킨다.
암로디핀 라세믹체에서 약효가 있는 S-암로디핀만을 분리하는 기술은 고난도의 기술로, 이번에 한림제약의 자체연구를 통해 개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로디엔정과 관련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고려대학교병원 등 국내 주요 6개 병원에서 로디엔정 2.5mg의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올해 말 학술대회와 학술지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디엔정의 개발 과정과 향후 계획은.
-로디엔정은 한림제약 연구진의 7년 동안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개발에만 약 26억원의 연구비용이 투자됐다. 또 로디엔정 제조를 위해 현재 약 60억원을 들여 합성공장을 짓고 있는데, 다음달 중 완공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9월 S-암로디핀 니코티네이트에 대한 국내 특허를 취득했으며, 유럽, 미국 등지의 해외특허 등록을 진행 중에 있다. 현재 제휴를 논하고 있는 나라가 몇 곳 있는데, 특허가 등록되면 더 많은 나라와의 제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활을 걸고 기간이나 비용 면에서 많은 투자를 한 만큼,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한다.
▲향후 국내 제약시장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많은 제약사가 난립한 상태인데도 국내시장 규모는 매년 15~20%씩 성장하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의약품의 해외진출이 부족하지 않나.
-그렇다. 우리나라 의약품의 해외진출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된 데는 제약사들의 책임이 크다. 국내시장만 보고 경쟁을 했지 세계로 눈을 돌리지 못하거나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다.
현재 우리나라 제약산업 규모는 10조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전체 경제규모에 비해 너무 왜소한 편이다. 의약품 완제품 수출 비중도 전체 10% 정도에 머물고 있다. 경제를 주도한 산업들은 대부분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경영방향은.
-매출액 규모가 최소 2,000억~3,000억원 정도 돼야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림제약의 현재 한해 매출액은 600억원 안팎이다. 규모에 맞게 우선 개량신약을 연구개발하고 국내시장에서 토대를 닦아 사세를 넓힌 뒤, 해외 진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아직 매출액 1,000억원이 안 되는 회사인 만큼 겸손한 마음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하겠다.
단기적 전략에 치우치기 보다는 긴 안목에서 경영전략을 추진하겠다. 이번에 출시하는 개량신약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겠다. 이번을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편, 김정진 부사장은 서울 출생으로 서울 영동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ADL School of Management MBA(미국 보스턴)를 거쳐, 동아제약 의약실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한림제약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