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 환자 및 보유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간 질환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는 A형 간염의 위험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간염 환자 모임인 간사랑동우회가 B형 간염 환자 및 보유자 825명을 대상으로 ‘A형 간염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69.1%가 만성간염 환자나 보유자들이 A형 간염에 걸릴 경우 심각한 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18%에 그쳐 질환의 위험성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응답자의 84.2%는 본인의 A형 간염 항체 여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으며, 전체의 5.1%만이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자녀를 가진 응답자에 대한 조사에서는 총 419명의 환자 중 70%가 자녀를 통한 A형 간염의 가족 내 감염에 대해 모르고 있었으며, 자녀에 예방접종을 한 비율은 32.4%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93.2%가 예방접종을 시킬 의사가 있음에도 자녀에게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병원에서 접종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어서’가 42.4%, ‘A형 간염에 대해 잘 몰라서’가 38%였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총무는 “이번 조사 결과, 비교적 간염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회원들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A형 간염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올해에만 A형 간염 발병건수가 1,160건에 이르고, 해마다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심각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A형 간염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예방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 내과 이창홍 교수(간 전문의)는 “B형 간염 환자 및 보유자는 본인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A형 간염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예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국내 소화기 내과 및 소아과에서도 B형 간염군에 대한 A형 간염의 위험성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B형 간염 환자와 그 자녀들의 경우 A형 간염에 감염되면 특히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사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A형 간염의 경우 이미 간에 손상을 많이 입었거나 간염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보유자에게는 심각한 간 손상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B형 간염환자나 보유자의 경우는 A형 간염 예방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