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약품 전문제약사인 정우제약이 약 5개월 만에 또 다시 주인이 바뀌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앞서 정우제약을 인수한 천경일 회장이 애당초 정우제약의 경영정상화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아니냐며 투기 의혹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업계 한 관계자는 “천 회장이 정우제약을 인수한 이후 정우약품 당시 체불됐던 10개월여의 임금과 부채 등 현안 중 해결된 것이 무엇이 있느냐”며 “회사발전과 다소 거리가 있는 사명 변경과 본사 이전 등에만 열중했던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천 회장과 손진원 사장이 제약업계와 무관한 업종에 종사했던 점도 이러한 업계의 주장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실제 천 회장은 호텔 경영에 관여했던 인물이라는 점 이외에 행적에 대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데다, 정우측도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정우제약 인수 이후에도 대외적으로는 손 사장을 새로운 인수자로 내세우고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손 사장도 제약산업과는 무관한 호텔경영과 서비스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정우제약은 지난 6월말 한국디디에스제약과 수도약품 사장 등을 역임한 장시영씨를 대외업무 및 영업담당 총괄 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또 “인수 당시 밝힌 대로 당초 경영정상화가 목적이었다면, 단지 5개월 만에 다시 회사처분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회사 구조조정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약산업과 무관했던 사람이 제약사를 인수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우제약은 지난 4월 인수와 관련된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 컨설팅 기관에 의뢰, 회사 경영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현재까지도 천 회장측과 기존 소유주인 한홍섭 회장 및 류국현 사장 사이의 지분인수 대금 지불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우제약 관계자는 “경영진의 경영정상화 노력이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고 매각 배경을 설명한 뒤 “매각 작업은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고 확인했다.
그는 이어 “부채와 체불 임금 등의 문제를 ACTS측이 떠안는다는 조건으로, 15억원에 인수가 결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ACTS측에 문의해봐야 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17일 오후 현재 ACTS 담당임원과 실무자와는 연결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에 정우제약을 인수한 ACTS는 2001년 11월 당시 법정관리 중이던 섬유회사 협진양행을 현 대표인 유병옥씨가 인수하면서 출범한 회사로, 기존 섬유사업은 물론, 자동차 시트 제조, 종이류 유통 및 출판 레저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이스텍제약 인수한데 이어 이번에 정우제약을 인수했고, 또 최근 골프장 인수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M&A 활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월말 현재 184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34억원의 매출과 당기순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